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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정책

어르신스포츠상품권의 허와 실

by 김세중

두어 달 전 친구가 65세 이상은 10만 원의 스포츠상품권을 지급하니 신청해 보라고 했다.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 친구 말이, 무조건 다 주는 게 아니고 살고 있는 지역의 지자체에 예산이 있으면 준다고 했다. 일단 스마트폰으로 신청을 했다. 그러나 가타부타 회답이 없었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어제 제로페이라는 데서 카톡이 왔다. 스포츠상품권을 쓸 수 있으니 쓰라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고난이 시작됐다. 10만 원 상품권 쓰기가 이토록 지난하다니! 시키는 대로 진행을 하는데 앱을 두 개나 깔아야 했다. 비플페이제로페이맵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앱이지만 상품권을 사용하려면 깔아야 한다니 깔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앱이라는 게 금방 깔아지나. 플레이스토어에 들어가 앱을 깔기 시작하는데 하나 까는 데 10분은 걸리지 않았나 싶다. 지루하기가 말도 못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본인 인증 같은 절차도 되풀이되었다. 그야말로 산 넘고 물 건너는 듯한 느낌이었다. 두 가지를 다 깔고 상품권을 드디어 쓸 수 있게 되기까지 30분은 족히 걸리지 않았을까 싶다. 65세 이상 중에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감당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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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편리하고 쉬운 한국어를 꿈꿉니다. '대한민국의 법은 아직도 1950년대입니다'(2024), '민법의 비문'(2022), '품격 있는 글쓰기'(2017)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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