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어설픈 변경이 걱정스럽다

한번 바꿀 때 제대로 바꾸어야 하는데

by 김세중

화학 용어가 영어식으로 바뀌다 보니 '아재 판독기'가 됐다는 기사를 접했다. 요오드아이오딘이 됐으니 요오드에 익숙해 아이오딘을 모르는 사람은 아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예를 살펴보니 이게 과연 영어식인지 의아한 게 한둘이 아니다.


라틴어식 내지는 독일어식이던 게 영어식으로 바뀌어온 역사가 오래됐다. 한꺼번에 되지 않았다. 필자가 중학교에 다닐 때 생물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늘 비루스라 하던 일이 기억난다. 바이러스를 선생님은 늘 비루스라 했다. 벌써 50년도 더 된 이야기다. 그러나 비루스는 사라졌고 지금은 누구나 바이러스다.


그런데 요오드아이오딘이 됐단다. 영어로 iodine이고 iodine은 요오드와는 까마득히 거리가 멀다. 그래서 요오드를 버리고 아이오딘이라 한 것일 텐데 실상 iodine은 아이어다인이든지 아이어딘이지 오딘은 아니다. 아이오딘은 이도 저도 아니다. 적당한 절충이라 해야 하나.


독일어식인 게르마늄을 영어식으로 저마늄이라고 바꾸었다는데 이 또한 절충이다. 영어 germanium은 저메이니엄이라야지 저마늄은 아니다. 저마늄은 정체불명처럼 보인다. 이런 건 나트륨에서 바뀌었다는 소듐, 칼륨에서 바뀌었다는 포타슘에서도 같다. 영어 sodium은 소디엄이지 소듐일 수 없고, potassium은 퍼태시엄이지 포타슘일 수가 없다. 소듐, 포타슘은 얼치기 영어식이다.


이뿐이 아니다. 우레탄유레테인이라 바꾸었단다. 그러나 영어 발음대로 하자면 유러세인이다. 메탄메테인으로 바꾼 게 영어식 맞나. 영어 발음이 [ˈmɛθ eɪn]이니까 메세인이 맞다. 한번 바꿀 때 제대로 바꾸어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니게 바꾸었다. 그래서 걱정스럽다. 한번 바꿀 때 제대로 바꾸어야 할 텐데 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cousin은 사촌이기만 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