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근무자의 고충

종이신문의 '폭음율'이 인터넷판에서 '폭음률'로 고쳐진 것을 보고

by 김세중

세상에 참 많은 '율(率)'이 있다. 가동률, 득표율, 불량률, 성공률, 성장률, 수익률, 시청률, 실패율, 용적률, 응답률, 적중률, 출생률, 치사율, 하락률, 할인율, 합격률 ...... 예를 몇 개만 들어서 그렇지 국어사전에만 수백 개가 있다. 국어사전에 있는 말이 전부도 아니다. 오늘 한 신문에는 흡연율, 폭음율이란 말이 쓰였는데 이런 말은 국어사전에도 오르지 않았다. 사전에 없는 말이라고 안 쓰지 않는다. 쓴다. 그리고 그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도 없다. 사람이 말을 얼마나 창조적으로 부려 쓰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아침에 배달된 신문의 한 기사 제목에 '흡연', '폭음'을 보고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率'은 본음이 '률'이고 그래서 '률'로 쓰는 것이 맞다. 단, 앞 음절이 받침이 없거나, 받침이 'ㄴ'일 때만 '율'로 적는다. 예를 들어 '비율'은 '비율'이지 '비률'이 아니다. '비(比)'에 받침이 없기 때문이다. 또 '백분율', '출산율', '할인율'이지 '백분률', '출산률', '할인률'이 아니다. 앞 음절의 받침이 '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흡연율'은 잘 썼다.


문제는 '폭음율'이다. '폭음'의 '음'은 받침이 'ㄴ'이 아니고 'ㅁ'이다. 'ㄴ' 아닌 모든 받침 다음에서는 본음대로 '률'로 적어야 한다. '불량률', '성공률', '수익률', '시청률', '용적률', '응답률', '적중률', '출생률', '하락률', '합격률'이지 '불량율', '성공율', '수익율', '시청율', '용적율', '응답율', '적중율', '출생율', '하락율', '합격율'이 아니다. 그런데 왜 '폭음률'이 아니고 '폭음율'인가. 맞춤법을 틀리게 썼다. 기자가 잘못 썼거나 교열기자가 교열을 놓쳤을 것이다. 씁쓸했다. 신문은 선생님이라면서 선생님이 틀리다니!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김세중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더 편리하고 쉬운 한국어를 꿈꿉니다. '대한민국의 법은 아직도 1950년대입니다'(2024), '민법의 비문'(2022), '품격 있는 글쓰기'(2017) 저자

1,429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7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48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매거진의 이전글사회통합의 새로운 위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