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시제를 정확하게 써야 뜻이 분명해져

by 김세중

뜻을 분명히 할 필요


가결되는 경우 헌법재판소의 심리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하지만 부결되는 경우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1206 ㅈ일보


국회에서 있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의 결과에 대해 논하고 있다. 가결되는 경우에는 그 다음에 있을 헌법재판소의 심리 결과를 기다리면 되지만 부결되는 경우에는 심각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심각한 일을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라고 표현했다. 틀린 말은 아니라 해도 딱 들어맞는 말 역시 아니어 보인다.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면 그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은 어떤 일들인가. '예상할 수 없는'은 매우 단정적인 표현으로 지금으로서는 예상할 수 없다는 뜻이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름을 말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나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라고 하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미처'라는 부사를 '예상하지' 앞에 쓴다면 더 뜻이 분명해질 것이다.


하지만 부결되는 경우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부결되는 경우 (미처)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시제를 정확하게 써야 뜻이 분명해져


대법원 역시 그들이 대한민국 존립에 해악을 끼치는 존재라는 점을 인정했다. 통진당 주장대로라면 헌재 소장뿐만 아니라 헌재 재판관 대부분과 대법관들까지 청와대 지시를 받아야 한다. 어불성설이다.

1206 ㅈ일보


위 글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과거 결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통진당은 청와대가 헌재 소장에게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하는데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헌법재판소 소장, 헌법재판소 재판관, 대법관들까지 청와대 지시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 글은 통진당 주장에 대해 강력히 반박하고 있다. 그러면서 '헌재 소장뿐만 아니라 헌재 재판관 대부분과 대법관들까지 청와대 지시를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받아야 한다'는 지금 또는 앞으로 그래야 한다는 것이지 과거에 어떠했어야 한다는 뜻일 수 없다. 따라서 '지시를 받아야 한다'는 문맥에 맞지 않으며 '지시를 받어야 한다'라고 하거나 '지시를 받다는 것이다'라고 해야 한다. 위 글은 시제를 정확하게 쓰지 않아 뜻이 모호해졌다.


통진당 주장대로라면 헌재 소장뿐만 아니라 헌재 재판관 대부분과 대법관들까지 청와대 지시를 받어야 한다.


통진당 주장대로라면 헌재 소장뿐만 아니라 헌재 재판관 대부분과 대법관들까지 청와대 지시를 받다는 것이다.



가장 잘 어울리는 말끼리 연결할 때 뜻이 선명


한국의 상위 10% 계층의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아시아 22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는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은 우리의 분배 구조가 얼마나 편중돼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1206 ㄷ일보


상위 10%의 계층이 소득의 45%를 차지하는 걸 두고 '분배 구조가 얼마나 편중돼 있는지'라고 했다. '편중되다'는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다'라는 뜻으로 '분배 구조가 편중되다'는 서로 잘 어울리는 결합이 아니다. '분배가 편중되다', '부가 편중되다'라고 해야 잘 어울린다. 또는 '분배 구조가 왜곡되다'라고 할 수도 있다. 가장 잘 어울리는 말끼리 연결해야 뜻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의 상위 10% 계층의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아시아 22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는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은 우리의 분배가 얼마나 편중돼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한국의 상위 10% 계층의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아시아 22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는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은 우리의 분배 구조가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onebyone.gif?action_id=ed3c8a8f66bfa949ebd886d084ea76a




매거진의 이전글[글다듬기]  단어와 단어의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