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어는 지시 대상을 찾게 만든다
1219 ㅈ일보
위 예는 사설의 거의 마지막 부분이다. 우선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가 문제다. 지시어인 '그런' 때문이다. 지시어는 늘 그 지시어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묻게 만든다. 지시어가 가리키는 게 뭔지 쉽게 찾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 번거롭고 어렵다. 특히 위 예에서는 '그런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금세 찾아지지 않는다. 앞을 한참 읽어봐야 겨우 알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쉽게 '그런 상황'이 뭔지 바로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골똘히 생각한 끝에 겨우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끝끝내 못 찾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가 바로 이어지는 '자신은 국민 신임을 배신하지 않았고 국정을 담당할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와 완전히 동어 반복이라는 것이다. 뜻이 다르지 않다. 중요한 사항이면 물론 반복할 수도 있다.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반복해야 할 만큼 중요한 사항이었는지는 의문이 든다. 한 글자라도 줄이는 게 보통인 신문 사설에서 완전히 한 문장을 반복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는 없어도 좋았다고 본다. '그런지 아닌지는'도 문제 있다. '그런지 그렇지 않은지'라야 바르다. '아닌지'를 쓰려면 앞에 '~인지'가 나와야 한다. '그런지 아닌지는'에서 '아닌지는'은 무엇이 아닌지가 찾아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