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오래 남을 글은 문법적으로 완전해질 필요

by 김세중

오래 남을 글은 문법적으로도 완전해야


만에 하나 김정은이 원하는 대로 북이 인도·파키스탄처럼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되면 미·북 간 평화협정과 한·미 동맹 종료 논의 대두 등 한반도 정세는 격변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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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 문장의 뜻을 이해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는지도 모른다. 문장을 읽을 때에 핵심어 몇 개만으로 무슨 뜻인지 파악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문법적으로 좀 어긋나 있더라도, 심지어 오자가 섞여 있더라도 개의치 않고 핵심어만으로 글쓴이의 의도를 알아채리고 넘어가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오래도록 남을 글이라면 문법적으로도 완전해질 필요가 있다.


위 예에서 '미·북 간 평화협정과 한·미 동맹 종료 논의 대두'이라고 했는데 이 말이 어디에 걸리는지 잘 찾아지지 않는다. '미·북 간 평화협정과 한·미 동맹 종료 논의 대두' 자체가 '한반도 정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미·북 간 평화협정과 한·미 동맹 종료 논의 대두'은 그 자체가 한반도 정세는 아니다. '미·북 간 평화협정과 한·미 동맹 종료 논의 대두'은 '한반도 정세가 격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앞뒤가 맞아야 한다. 앞의 '미·북 간 평화협정과 한·미 동맹 종료 논의 대두'을 '미·북 간 평화협정과 한·미 동맹 종료 논의가 대두하는'이라고 바꾸면 이어지는 나머지와 잘 맞는다. 한 글자라도 줄이려다 보니 그렇게 되었겠지만 문장을 불완전하게 만들면서까지 줄여서는 곤란하다.


만에 하나 김정은이 원하는 대로 북이 인도·파키스탄처럼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되면 미·북 간 평화협정과 한·미 동맹 종료 논의가 대두하는 등 한반도 정세는 격변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효용성'과 '효용'의 차이


애초 강릉스피드스케이팅장(건설비 1264억원)과 강릉하키센터(1064억원)는 막대한 건설비가 들지만 사후 효용성이 적어 올림픽이 끝나면 철거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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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용성'은 '효용'에 성질을 나타내는 '성(性)'이 붙은 말로서 '효용성이 많다', '효용성이 적다'는 잘 어울리는 표현이 아니며 '효용성이 높다', '효용성이 낮다'가 한결 나아 보인다. '적어'를 굳이 쓴다면 '성'을 빼고 '효용이 적어'라고 하는 것이 좋았다.


애초 강릉스피드스케이팅장(건설비 1264억원)과 강릉하키센터(1064억원)는 막대한 건설비가 들지만 사후 효용성이 낮아 올림픽이 끝나면 철거할 계획이었다.


애초 강릉스피드스케이팅장(건설비 1264억원)과 강릉하키센터(1064억원)는 막대한 건설비가 들지만 사후 효용이 적어 올림픽이 끝나면 철거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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