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조사를 바로 써야 의미가 정확히 표현된다

by 김세중

더 선명한 표현을


황 대행이 박 소장 후임자를 지명하지 않기로 한 그럴 권한이 있느냐는 법적 논란보다는 정치적 반발을 염두에 둔 이라 할 수 있다.

0131 ㅈ일보


'황 대행이 박 소장 후임자를 지명하지 않기로 한 은 정치적 반발을 염두에 둔 이다'는 문법적으로는 문제 삼을 만한 여지가 없다. 그러나 문장에서 문법성이 전부가 아니다. 문법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할 뿐 아니라 이왕이면 뜻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쓰는 것이 좋다. 위 예는 '~것은 ~것이다' 구문으로 '것'이 연거퍼 쓰여 어색한 느낌을 준다. 두 번째 '것'을 '때문'으로 바꾼다면 단조로움을 피할 뿐 아니라 의미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문장의 의미가 선명하게 드러나 술술 잘 읽히도록 글을 써야 한다.


황 대행이 박 소장 후임자를 지명하지 않기로 한 것은 그럴 권한이 있느냐는 법적 논란보다는 정치적 반발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황 대행이 박 소장 후임자를 지명하지 않기로 한 것은 그럴 권한이 있느냐는 법적 논란보다는 정치적 반발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보조사를 쓸 때는 신중히


나라 전체를 좌우할지도 모를 도박이 별일 아닌 듯 진행되고 있다. 이 위험성에 경각심을 가진 정당 하나 없다. 국민이라도 눈을 부릅뜨고 있어야 한다.

0131 ㅈ일보


'이 위험성에 경각심을 가진 정당 하나도 없다.'는 주어가 '이 위험성에 경각심을 가진 정당 하나도'이고 서술어가 '없다'이다. 주어인 '이 위험성에 경각심을 가진 정당 하나도'는 '정당'에는 조사가 붙지 않고 '하나'에는 보조사 ''가 붙어서 불안정하다. 둘 다 조사 없이 써서 '정당 하나 없다'라고 했다면 좋았을 뻔했다. 아니면 '정당 당이 하나도'라고 해도 좋았다. 보조사를 쓸 때는 신중해야 한다. 보조사를 잘 쓰면 뜻이 선명히 드러나고 잘못 쓰면 반대로 뜻이 모호해진다.


이 위험성에 경각심을 가진 정당 하나 없다.


이 위험성에 경각심을 가진 정당이 하나도 없다.



간명하게 쓸수록 좋다


이 과정에서 헌재도 최선을 다해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담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0131 ㅈ일보


'담보(擔保)하다'는 '맡아서 보증하다'라는 뜻이다. '담(擔)'에 '맡아서'의 뜻이 있고 '보(保)'에 '보증' 또는 '보장'의 뜻이 들어 있다. '성과를 담보하다',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다' 등과 같이 쓰인다. 위 예에서는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담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했는데 헌재는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하면 되지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담보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더구나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담보하는 노력을 해야'라고까지 했는데 중언부언의 느낌이 든다. 글은 간명하게 쓸수록 좋다.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해야 한다'라고 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헌재도 최선을 다해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해야 한다.



조사를 바로 써야 의미가 정확히 표현된다


한국은 1997년 환란 당시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IMF 사태’를 겪은 데다 글로벌 기업과 각국의 거대자본도 IMF의 보고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IMF의 지적은 한국의 신규 투자를 지연시킬 뿐 아니라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자본 이탈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0131 ㄷ일보


문맥으로 볼 때에 '한국의 신규 투자'는 '한국에 대한 신규 투자'를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 앞 문장에 '글로벌 기업과 각국의 거대자본'이 언급된 것을 보아서도 그것을 알 수 있다. 이들 기업과 자본이 한국에 신규로 투자하는 것을 가리켜 '한국의 신규 투자'라고 할 수는 없다. '한국의 신규 투자'는 투자 주체가 한국인, 즉 한국이 하는 신규 투자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과 각국의 거대자본이 한국에 신규로 투자하는 것을 가리킬 때에는 '한국에 대한 신규 투자'라고 해야 한다. 조사를 바로 써야 의미가 정확하게 표현된다.


IMF의 지적은 한국에 대한 신규 투자를 지연시킬 뿐 아니라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자본 이탈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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