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3 ㅈ일보
'평양으로 탈출한 북한 공작원'에서 '탈출한'은 그리 적절한 단어라고 보기 어렵다. '탈출하다'는 '수용소를 탈출하다', '감옥에서 탈출하다' 등에서 보듯이 구속된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하는 게 보통이다. 김정남 독살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 공작원 4명이 사건 발생 후 말레이시아에서 북한의 평양으로 돌아간 것은 '탈출'이라기보다는 '도피'나 '도망', '도주'에 가깝다. 그들이 말레이시아 당국에 잡혀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탈출한'보다는 '도망친', '도주한', '달아난' 따위가 더 적합한 말이다.
0223 ㅈ일보
'탄핵 찬반을 둘러싼 과열된 대결구도는 승복과 불복의 후폭풍을 우려스럽게 하고 있다.'는 문법적으로 잘못된 것은 없으나 자연스럽게 읽히지 않는다. '~을 우려스럽게 하다'라는 구문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다. '~을 걱정스럽게 하다', '~을 염려스럽게 하다'도 마찬가지다. 모두 '~이 우려스럽다', '~이 걱정스럽다', '~이 염려스럽다'처럼 표현할 때 편안하게 읽힌다. 따라서 '탄핵 찬반을 둘러싼 과열된 대결구도는 승복과 불복의 후폭풍을 우려스럽게 하고 있다.'라고 하기보다는 '탄핵 찬반을 둘러싼 과열된 대결구도는 탄핵심판 후폭풍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라고 하는 것이 낫다.
0223 ㅈ일보
'그렇지 않다면'의 '그렇지'는 무엇을 받는 말인가? '협조 요청에 응하는'이거나 '당연하다'이거나 둘 중의 하나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렇다'는 형용사여서 형용사를 대신하지 동사를 대신할 수는 없다. '응하는'은 동사이고 '당연하다'가 형용사여서 결국 '그렇지 않다면'은 '당연하지 않다면'일 수밖에 없는데 문맥으로 보건대는 '그렇지 않다면'은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면'으로 해석되는 것이 옳다. 따라서 '그렇지 않다면'이 아니라 '그러니 않는다면'이라고 해야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면'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는 형용사이고 '그러다'는 동사이다.
0223 ㄷ일보
가능성은 크거나 높다고 하지 많다고 하지 않는다. 주어와 서술어는 의미상 서로 잘 어울리는 말끼리 결합되어야 한다.
0223 ㄷ일보
위 글은 네 문장으로 되어 있다. 첫 문장에서 박 대통령이 헌재에 나올 가능성이 낮다고 보았다. 두번째와 세번째 문장에서는 탄핵심판의 최후변론에서 대통령이 마땅히 취해야 할 태도를 말했다. 네번째 문장에서는 '대통령이 이렇게 사법절차를 희롱해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전후 문맥으로 보아 '이렇게 사법절차를 희롱해선 안 된다'는 '헌재에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렇게 사법절차를 희롱해선 안 된다'가 앞의 문장들과 논리적으로 전혀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헌재에 나오지 않았으면 모르거니와 비록 나올 가능성이 낮다뿐이지 아직 최후변론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사법 절차를 희롱해선 안 된다'고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요컨대 '이렇게'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위에서 두번째, 세번째 문장은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 당위성과는 상관이 없는 내용이다. 논지 전개에 긴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