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문장과 문장의 연결은 논리적이어야

by 김세중

'마지못해'는 호응하는 동사가 있어야


문재인 전 대표를 포함한 대선주자들은 마지못해 '승복하겠다'는 말 한마디가 아니라 집회 불참과 함께 지지자들에게도 집회 중단을 호소해야 한다.

0302 ㅈ일보


'마지못해'는 국어사전에 형용사 '마지못하다'의 활용형으로 설명이 돼 있다. 즉 형용사 '마지못하다' 항목에 '흔히 ‘마지못해’ 꼴로 쓰여'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국어사전은 그렇게 처리해 놓았지만 사실 '마지못해'는 부사로 사용되고 있는 게 보통이다. '마지못해 수용했다', '마지못해 응했다' 같은 예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마지못해'가 부사처럼 쓰인 이상 호응하는 동사가 있어야 하는데 '마지못해 '승복하겠다'는 말 한마디가 아니라'에서는 '마지못해'와 호응하는 동사가 없다. 따라서 고쳐 쓰지 않으면 안 된다. '마지못해 '승복하겠다'는 말 한마디 할 게 아니라', '마지못해 '승복하겠다'는 말 한마디만 하고 말 게 아니라' 등과 같이 고쳐 쓸 수 있다.


문재인 전 대표를 포함한 대선주자들은 마지못해 '승복하겠다'는 말 한마디 할 게 아니라 집회 불참과 함께 지지자들에게도 집회 중단을 호소해야 한다.



'3·1 만세운동'에는 '참석'보다 '참여'가 어울린다


이날 광장에서 3·1 만세운동에 참석했던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고 밝힌 치과의사 정모씨가 한 말은 울림이 있다.

0302 ㅈ일보


'참석하다'는 '모임이나 회의 따위의 자리에 참여하다'라는 뜻의 말이다. 즉 '참석'은 모임이나 회의에 나가는 것을 말한다. '3·1 만세운동'은 모임이나 회의보다는 범위가 더 크고 넓다. 3·1 만세운동은 1919년 3월 1일 하루 동안만 일어났던 일로 볼 수 없다. 더구나 당시 독립운동가였다면 그날 하루뿐 아니라 그 후에도 관여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3·1 만세운동에는 '참석한다'가 아니라 '참여한다'가 어울린다.


이날 광장에서 3·1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고 밝힌 치과의사 정모씨가 한 말은 울림이 있다.



보조사가 연거푸 쓰이면 문장이 자연스럽지 않다


한국의 주중 대사는 면담까지 거절하면서 북한의 부상은 외교부의 고위관리가 만나준 상황에도 정부의 대중(對中) 외교는 실종된 지 오래다.

0302 ㄷ일보


'상황에도'는 명사 '상황'에 조사 '에'와 '도'가 결합된 구조다. '에'는 부사격조사이고 '도'는 보조사다. 보조사 '도'가 쓰이고 바로 이어 '정부의 대중 외교는'에서 보조사 '는'이 또 쓰여 의미 해석을 어렵게 한다. 요컨대 '상황에도'의 '에도'가 위 문장에 그리 잘 맞지 않는다. '상황에도'보다는 오히려 '상황인데도'나 '상황임에도', '상황이지만' 같은 말이 올 때 문장이 자연스럽게 읽힌다.


한국의 주중 대사는 면담까지 거절하면서 북한의 부상은 외교부의 고위관리가 만나준 상황인데도 정부의 대중(對中) 외교는 실종된 지 오래다.



문장과 문장의 연결은 논리적이어야


인 위원장이 홍 지사에게 당원권을 회복시켜 대선 출마의 길을 터주기 위해서 만났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원은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된다’고 당헌에 규정해 놓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당원권이 정지된 홍 지사는 현재 당의 공천을 받아야 하는 대선 후보도 될 수 없다.

0302 ㄷ일보


위 글은 세 문장으로 돼 있다. 첫 문장에서 안 위원장이 홍 지사를 만난 것은 홍 지사에게 당원권을 회복시켜 대선 출마의 길을 터주기 위해서였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런데 두번째 문장과 세번째 문장에서는 부정부패와 관련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원은 당원권이 정지된다고 규정한 당헌에 따라 당원권이 정지된 홍 지사는 당의 대선 후보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두번째 문장과 세번째 문장이 이미 전제된 상황에서 첫번째 문장을 말할 수 있는데 첫번째 문장을 말해 놓은 후에 전혀 말할 필요가 없는 두번째 문장과 세번째 문장을 말했다. 선후가 뒤바뀌는 바람에 읽는 사람을 당혹하게 한다. 논리적 연결이 되려면 두번째와 세번째 문장을 먼저 말하고 그 다음에 첫번째 문장을 말해야 한다. 그리고 연결하는 부사는 '그래서'가 되어야 맞다. 즉, 다음과 같이 써야 한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원은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된다’고 당헌에 규정해 놓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당원권이 정지된 홍 지사는 현재 당의 공천을 받아야 하는 대선 후보도 될 수 없다. 그래서 인 위원장이 홍 지사에게 당원권을 회복시켜 대선 출마의 길을 터주기 위해서 만났을 공산이 크다.




앞뒤 호응이 이루어져야


홍 지사가 거친 말로 관심과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보수의 가치까지 훼손해선 안 될 일이다.

0302 ㄷ일보


'홍 지사가 거친 말로 관심과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보수의 가치까지 훼손해선 안 될 일이다.'에서 '거친 말로 관심과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와 '보수의 가치까지 훼손해선 안 될 일이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거친 말로 관심과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는 '예상'으로서 또 다른 예상이 나올 것이 기대되기 마련인데 그렇지 않고 '보수의 가치까지 훼손해선 안 될 일'이라는 '요구' 내지 '주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친 말로 관심과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보수의 가치까지 훼손한다면 결국 외면당할 것이다' 같이 말해야만 앞뒤가 서로 호응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친 말로 관심과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대신에 '거친 말로 관심과 인기를 끄는 거야 말릴 일이 아니지만' 혹은 '거친 말로 관심과 인기를 끄는 거야 자기 마음이지만' 등과 같이 써야 호응을 이룰 수 있다.


홍 지사가 거친 말로 관심과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보수의 가치까지 훼손한다면 결국 외면당할 것이다.


홍 지사가 거친 말로 관심과 인기를 끄는 거야 말릴 일이 아니지만 보수의 가치까지 훼손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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