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목적' 앞에 잘 어울리는 말

by 김세중

'목적' 앞에 잘 어울리는 말


시진핑이 직접 나서 체면이 걸린 데다 단순히 사드 반대를 넘어서 이 기회에 한국을 길들인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0303 ㅈ일보


'이 기회에 한국을 길들인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에서 '길들인다는'과 '목적'은 썩 잘 어울리는 결합이 아니다. 더 잘 어울리는 표현들이 있다. '한국을 길들이려는 목적', '한국을 길들이겠다는 목적', '한국을 길들이고자 하는 목적' 등이 '한국을 길들인다는 목적'보다 모두 더 낫다. 이왕이면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을 쓸 필요가 있다.


시진핑이 직접 나서 체면이 걸린 데다 단순히 사드 반대를 넘어서 이 기회에 한국을 길들이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시키다'


그들은 태극기가 둘로 갈린 참담한 3·1절에도 분열을 해소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분노를 부추기는 모습을 보였다.

0303 ㅈ일보


'해소하다'는 '어려운 일이나 문제가 되는 상태를 해결하여 없애 버리다'라는 뜻의 말이다. 위 예에서는 '분열을 해소하기는커녕'이라고 해도 될 것을 '분열을 해소시키기는커녕'이라고 했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분열을 해소하도록 하는 거라면 '분열을 해소시키기는커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스스로 하는 행동에 대해서 '시키다'를 쓸 필요가 없다. 따라서 '분열을 해소하기는커녕'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그들은 태극기가 둘로 갈린 참담한 3·1절에도 분열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분노를 부추기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보조사 거듭 사용하지 않는 게 좋아


국민들이 반목하건 말건, 국가가 골병이 들건 말건 자신의 대선가도에 유리하기 하면 된다는 얄팍한 정치 계산 하고 있다.

0303 ㅈ일보


위 예에서 보조사 '만'은 '유리하기'에 한 번, '정치 계산'에 또 한 번 사용되었다. 즉 같은 보조사 '만'이 두 번 사용되었다. 보조사 '만'이 두 번 쓰여서 독해를 불편하게 한다. 보조사는 한 번만 쓰여야 뜻이 선명하게 이해된다. 위 예에서도 앞에 '만'이 쓰이면 뒤에서는 '만'을 쓸 필요가 없고, 반대로 뒤에 '만'이 쓰이면 앞에서는 '만'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국민들이 반목하건 말건, 국가가 골병이 들건 말건 자신의 대선가도에 유리하기 하면 된다는 얄팍한 정치 계산 하고 있다.


국민들이 반목하건 말건, 국가가 골병이 들건 말건 자신의 대선가도에 유리하면 된다는 얄팍한 정치 계산 하고 있다.



같은 말 되풀이할 필요 없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국가와 국민 통합을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그런 점이 불안해 반대쪽 진영의 유권자들은 더욱 더 반대 쪽으로 똘똘 뭉치는 것이다.

0303 ㅈ일보


한 문장 안에서 '반대쪽'이 연거푸 사용되었다. 굳이 같은 말을 되풀이해서 쓸 필요가 없다. 뒤에 나오는 '반대 쪽으로'를 들어낼 때 뜻이 더 선명히 드러난다. 군더더기는 없앨수록 좋다.


오히려 그런 점이 불안해 반대쪽 진영의 유권자들은 더욱 더 똘똘 뭉치는 것이다.



'더'와 다른 '더욱'


이들 후보가 당장은 지지율이 낮을지 몰라도 대선후보로서의 자격은 더욱 갖추고 있다는 것을 유권자들은 모르지 않는다.

0303 ㅈ일보


위 예에서 '당장은 지지율이 낮을지 몰라도'와 '대선후보로서의 자격은 더욱 갖추고 있다'는 서로 대비되는 내용이다. 그런데 앞에서는 '더'를 썼고 뒤에서는 '더욱'을 썼다. 이런 경우에는 같은 '더'를 쓸 때 양자의 대비가 선명하게 부각된다. 굳이 '더욱'을 써서 대비를 흐리게 할 이유가 없다. '더욱'은 '정도나 수준 따위가 한층 심하거나 높게'라는 뜻이 가리키듯이 상태가 변화하는 모습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인데 위 예에서는 상태 그 자체를 가리키므로 '더욱'이 아니라 '더'가 적절하다.


이들 후보가 당장은 지지율이 낮을지 몰라도 대선후보로서의 자격은 갖추고 있다는 것을 유권자들은 모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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