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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Mar 08. 2017

품격 있는 글쓰기

책이 나왔다. 보기 좋게 나와서 만족이다.


책은 내용도 알차야 하지만 제목과 표지 디자인, 편집 등도 좋아야 독자에게 만족감을 주는데 출판사에서 잘 꾸몄다고 생각된다. 내용이야 당연히 지은이가 만드는 것이고 지은이로서 제목에도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궁리해낸 것이 '손에 잡히는 글쓰기'였는데 '품격 있는 글쓰기'로 나왔다. 머리 굴려 생각해낸 제목이 비록 채택되지 않았지만 '품격 있는 글쓰기'가 알기 쉬우니 아쉬움은 없다. 


이 책은 대부분 신문 사설을 예로 들어 문장을 다듬어 보인 것이다. 문장도 종류가 참으로 많은데 수필이나 소설 같은 문학작품은 제쳐 두고 논설문을 대상으로 삼았다. 누구나 자기 주장을 펴려면 논설문을 쓰게 되고 신문 사설이야말로 논설문의 전형이기에 그렇게 하였다. 글쓰기를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글쓰기를 익히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신문 사설은 국민에게 좋은 글쓰기 교재인 셈이다. 


이 책을 쓰면서 신문 사설을 꼼꼼히 읽어 보았다. 지방까지 치면 참 많은 신문이 발행되기에 모든 신문의 사설을 다 읽을 순 없고 하는 수 없이 서울에서 발행되는 종합일간지를 주로 탐독하였다. 사설은 논설위원들이 쓰고 논설위원은 기자 생활을 적어도 십수 년, 아니 그 이상 한 다음에 오르는 자리니 신문 사설은 좋은 문장의 표본이라 할만했다. 제한된 지면 안에서 현안을 거론한 다음 주장을 펼쳐서 독자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사설은 한 편 한 편이 다 훌륭한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사설을 읽다 보면 문장의 뜻을 알기 어려운 사례들이 눈에 종종 띄었다. 강한 논조를 반영하다 보니 과한 표현이 사용된 경우도 있었고 생략이 심해서 뜻을 파악하기 곤란한 사례도 있었다. 오류의 상당 부분은 제한된 시간 안에 써내야 하는 부담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한 글자라도 줄여야 하는 지면의 제약 탓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다. 설명문은 전달 자체에 그치는 반면 논설문은 공감을 얻으려는 목적이 있다.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주장 자체가 무엇인지 또렷이 드러나야 한다. 주장 자체가 분명하지 않은데 독자가 그 주장에 공감할 리가 없다. 주장도 선명해야 하지만 논리 전개가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의미가 뚜렷이 드러나게 글을 쓰는 것, 논리 전개를 설득력 있게 하는 것이 모두 품격있는 글쓰기를 이루는 요소들이다. 


품격 있는 글쓰기로 우리 사회의 소통이 좀 더 격조 있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한국어 문장의 품질이 더 높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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