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주어가 없는 게 당연해서는 안 된다

by 김세중

주어가 없는 게 당연해서는 안 된다


각 당 대선주자들로부터 무엇 무엇 해주겠다는 사탕 발린 공약은 충분히 들었다. 대통령 탄핵으로 빚어진 이 대선에선 각 후보가 구상하는 새로운 정치 시스템에 대한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0401 ㅈ일보


두 문장 중에서 첫 문장도 '들었다'의 주어가 없고 두번째 문장도 '제시하고'나 '받아야'의 주어가 없다. 두 문장 모두 주어가 생략되어 있다. 생략된 주어가 무엇인지 독자가 충분히 이해할 거라고 믿고 생략했을 것이다. 첫 문장에서 '들었다'의 주어는 '국민이' 정도임을 누구든지 이해하겠지만 그 다음 문장마저 주어가 생략되어 독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두번째 문장의 주어는 '각 후보가'인데 주어를 살려줄 때 독자가 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이 쓴다면 훨씬 뜻이 명료하게 이해될 것이다. 주어가 없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대통령 탄핵으로 빚어진 이 대선에서 각 후보는 새로운 정치 시스템에 대한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유행 같은 '대진표'


다음 주 내에 대선 대진표가 확정된다. 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등 5자 경쟁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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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는 후보들이 나와서 겨룬다. 먼저 각 당에서는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을 치른다. 경선에서 뽑힌 사람이 그 당의 대선 후보가 된다. 각 당에서 후보로 뽑힌 사람들이 대선에 나와 국민의 선택을 받는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이 경선을 치렀거나 치르는 중이다. 각 매체에서 선거에 관한 보도 기사를 쏟아내면서 '대진표'라는 말을 유행처럼 사용하고 있다. 대진표는 '운동 경기에서, 겨룰 차례를 정해 놓은 표'라고 국어사전은 뜻풀이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운동 경기는 아니지만 단어란 의미를 확장해서 쓸 수 있는 것이므로 '대진표'를 운동 경기에서만 써야 하는 법은 없다. 그렇기는 하나 과연 대통령 선거에 '대진표'라는 말을 쓰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대진표는 운동 경기에서 토너먼트 방식이든 리그 방식이든 여러 차례 겨룰 때 쓰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는 한번의 투표로 결과가 나온다. '대진표'가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다. '대진표' 대신 '후보'라고 하면 간명하고 정확하다.


다음 주 내에 대선 후보가 확정된다.



단어 선택에는 이유 있어야


용납하기 어려운 행태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태도는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 정권마다 한 번씩 하던 ‘반성한다’는 언급도 아베 정권에선 사라졌다. 그러면서 이웃나라의 역사와 주권을 송두리째 부인하는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키우고 있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행태는 ‘한·미·일 동맹’ 강화의 흐름과도 양립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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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시비 걸며 독도 도발하는 일본의 양면성'라는 제목의 사설 한 대목이다. 주로 독도에 대한 일본의 도발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위에서 '이런 이율배반적인 행태'라고 했는데 '이율배반적인'이라는 말을 쓰려면 앞에서 '이율배반적인' 행태에 관한 언급이 있어야만 하는데 그런 언급이 보이지 않는다. 앞에서는 일관되게 일본 정부가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도록 초·중 과정 학습지도요령을 확정, 고시한 것을 지적, 비판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율배반적인'이라는 말은 빠져야 마땅하다. 굳이 넣으려면 '이런 행태는 ‘한·미·일 동맹’ 강화의 흐름과도 양립하기어려운 이율배반적인 것이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행태는 ‘한·미·일 동맹’ 강화의 흐름과도 양립하기 어렵다.


이런 행태는 ‘한·미·일 동맹’ 강화의 흐름과도 양립하기어려운 이율배반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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