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뜻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by 김세중

접속할 때는 호응이 되는지 잘 살펴야


전쟁은 피해야 한다. 전쟁을 부추기거나 근거 없이 불안을 조장하는 괴담도 막아야 한다.

0413 ㅈ일보


'전쟁을 부추기거나 근거 없이 불안을 조장하는 괴담도 막아야 한다.'는 불완전하다. 만일 '전쟁을 부추기는 괴담'이 문제가 없다면 이 문장은 완전하다. 그러나 '괴담'이란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거나 앞으로 일어날 일에 관한 것인데 '전쟁을 부추기는 괴담'은 그 어느 쪽도 아니어서 자연스럽지 않다. 요컨대 '괴담'은 '근거 없이 불안을 조장하는'과는 잘 어울리지만 '전쟁을 부추기는'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따라서 '괴담'을 양쪽과 모두 어울릴 수 있는 ''이나 '' 등과 같은 말로 바꾸어야 한다. 아예 '전쟁을 부추기는 말이나 근거 없이 불안을 조장하는 괴담도 막아야 한다.'라고 할 수도 있겠다. 접속할 때는 호응을 잘 살펴야 한다.


전쟁을 부추기거나 근거 없이 불안을 조장하는 도 막아야 한다.


전쟁을 부추기는 말이나 근거 없이 불안을 조장하는 괴담도 막아야 한다.


근본적으로 다음과 같이 고쳐 쓰는 것도 한 대안이다.


근거 없는 전쟁설을 퍼트리며 불안을 조장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문맥에 맞지 않는 말


하나 이 열풍에 가려진 더 큰 문제는 현재 뽑기방 공급 속도와 규모가 과잉 조짐을 보여 영세 청년자영업자 붕괴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0413 ㅈ일보


위 문장에서 '하나'가 무슨 뜻으로 쓰였는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수를 가리키는 뜻으로 쓰였는지 '하지만'과 비슷한 뜻으로 쓰였는지 알 수가 없다. 수를 가리키는 뜻으로 쓰였다고 보기에는 '하나'가 문맥과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과 비슷한 뜻으로 쓰였다면 '하나'가 아니라 '하지만' 또는 '그러나'라고 써야 할 것이다. '하나', '허나' 따위의 말은 입말에서 쓰일 뿐이지 글말, 특히 논설문에서 쓰이기에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이나 '그러나'도 문맥에서 볼 때 꼭 필요하지는 않으니 '하나'를 그냥 들어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열풍에 가려진 더 큰 문제는 현재 뽑기방 공급 속도와 규모가 과잉 조짐을 보여 영세 청년자영업자 붕괴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뜻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문 후보는 “헌법적 가치를 경제 운영의 중심에 두겠다”며 “사람에게 투자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살리는 ‘사람 중심의 성장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업에 사회적 자원을 몰아주면 그 혜택이 국민 전체에 골고루 확산되는 ‘낙수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에 경제정책의 기본 방향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0413 ㅎ신문


앞 절에서 '몰아주면'이 나왔는데 이어지는 절에서 '사라졌기'가 나왔다. '몰아주면'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일, 즉 가정을 가리키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뒤에서 '사라졌기'가 나와서 이미 어떤 일이 일어났음을 말했다. 이런 결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별로 일반적이지 않다. 앞에서 가정을 했으면 뒤에서도 가정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즉 '사라졌기'가 아니라 '사라지기'가 훨씬 편하게 읽힌다. 만일 '사라졌기'를 꼭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앞의 '몰아주면'을 '몰아주니' 또는 '몰아주었더니'라고 할 때 서로 잘 호응이 되면서 뜻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뜻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표현하는 게 좋음은 물론이다.


기업에 사회적 자원을 몰아주면 그 혜택이 국민 전체에 골고루 확산되는 ‘낙수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에 경제정책의 기본 방향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기업에 사회적 자원을 몰아주니 그 혜택이 국민 전체에 골고루 확산되는 ‘낙수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에 경제정책의 기본 방향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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