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부사, 문맥에 맞게 써야

by 김세중

부사, 문맥에 맞게 써야


문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는 솔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표를 얻기 위해 내걸었던 무리한 공약들은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솔직히 폐기하는 것이 옳다.

0512 ㄷ일보


'솔직히'라는 부사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두 가지 뜻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예에서 '솔직히'가 '폐기하는'을 꾸미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 문장 전체를 꾸미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문장 전체를 꾸밀 때에는 '솔직히 말해서'에서 '말해서'를 생략한 꼴이다. 그런 뜻으로 썼다면 '말해서'를 생략하지 말고 '솔직히 말해서'라고 하는 편이 뜻이 명확해져서 좋다. 그런데 신문 사설에서 '솔직히 말해서' 같은 말을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위 글에서 '솔직히'는 단순히 '폐기하는'을 꾸미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솔직히 폐기하는'이 자연스러운가이다. '솔직히 폐기하는'보다는 '깨끗이 폐기하는'이나 '과감하게 폐기하는' 같은 말이 비록 의미는 좀 다르지만 뜻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문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는 솔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표를 얻기 위해 내걸었던 무리한 공약들은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깨끗이 폐기하는 것이 옳다.



뜻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기업의 투명경영과 책임경영을 통한 개혁은 강력히 촉구하되 기업을 옥죄는 노동개혁도 동시에 이뤄져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다.

0512 ㄷ일보


'기업을 옥죄는 노동개혁'이라고 했는데 '기업을 옥죄는 노동'인지 '기억을 옥죄는 노동개혁'인지 불확실하다. 전자라면 최소한 '기업을 옥죄는 노동 개혁'처럼 '노동'과 '개혁'을 띄어서 써야 할 것이다. 후자라고 할 때 문맥상 '기업을 옥죄는'이 '노동개혁'을 꾸밀 수는 없다. 기업을 옥죄야 한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 '기업을 옥죄는 노동'은 매우 어색하다. '노동'이 기업을 옥죈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노동' 대신 '노사관계'라고 할 때 이해할 수 있다. 그래야만 기업의 개혁도 필요하지만 기업에게 불리하게 돼 있는 노사관계도 개혁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아니면 '기업을 옥죄는'이 아니라 '기업 활동을 촉진하는'이라고 할 수도 있다. 글은 뜻이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써야 한다.


기업의 투명경영과 책임경영을 통한 개혁은 강력히 촉구하되 기업을 옥죄는 노사관계 개혁도 동시에 이뤄져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다.


기업의 투명경영과 책임경영을 통한 개혁은 강력히 촉구하되 기업 활동을 촉진하는 노동개혁도 동시에 이뤄져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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