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쉽게 이해되도록 써야

by 김세중

접속은 대등한 것끼리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을 발사할 경우 대북 선제타격과 같은 군사행동이 현실화될 수 있다.

0517 ㅈ일보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을 발사할 경우'라고 해도 무슨 뜻인지 모를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장이 제대로 잘 구성되었는지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핵실험이나 ICBM을 발사할 경우'는 '핵실험을 발사하거나 ICBM을 발사할 경우'가 줄어든 표현이다. 그러나 '핵실험을 발사하거나'가 말이 안 된다. 핵실험은 발사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할 뿐이다. 따라서 '핵실험을 하거나 ICBM을 발사할 경우'라고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핵실험이나 ICBM 발사를 할 경우'라고 할 수도 있다. 접속은 대등한 것끼리 해야 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ICBM을 발사할 경우 대북 선제타격과 같은 군사행동이 현실화될 수 있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발사를 할 경우 대북 선제타격과 같은 군사행동이 현실화될 수 있다.



외래어 표기는 표기법에 따라야


어제 청와대 외교안보TF(태스크포스)를 이끄는 정의용 전 대사는 15일 방한한 매슈 포팅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을 만나 조속히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0517 ㅈ일보


외국 사람 이름은 외래어다. 방한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선임보좌관은 미국인으로서 그의 이름은 Matthew Pottinger이다. Matthew Pottinger는 영어 이름이고 이를 한글로 적을 때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야 한다. 외래어 표기법은 영어 이름을 한글로 옮길 때 영어 발음과 국제음성기호 대조표에 따라 옮기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Matthew Pottinger는 '매슈 포틴저'이다. '포팅거'가 아니라 '포틴저'가 맞다.


어제 청와대 외교안보TF(태스크포스)를 이끄는 정의용 전 대사는 15일 방한한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을 만나 조속히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문맥에 잘 맞는 단어를 사용해야


지금은 야당의 도움을 받아야 많은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입법이 가능한 시점이다.

0517 ㄷ일보


위 예문에서 '시점'은 적절한 단어가 아니다. '시점(時點)'은 '시간의 흐름 가운데 어느 한 순간'을 뜻하는 말이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국회 의석의 3/5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법률안이 통과될 수 있음을 말하면서 '지금은 야당의 도움을 받아야 많은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입법이 가능한 시점'이라고 했다. 국회선진화법이 살아 있는 한은 이러한 사정은 계속되지 한 순간만 그런 것이 아니다. 따라서 '시점'보다는 '' 또는 '시대'가 적절하다. 아예 '입법이 가능하다'로 끝내는 것도 뜻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하는 한 방법이다.


지금은 야당의 도움을 받아야 많은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입법이 가능한 다.


지금은 야당의 도움을 받아야 많은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입법이 가능하다.



쉽게 이해되도록 써야


취임식 전에 야당 당사를 방문해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 삼겠다며 대선 때 나온 후보들의 공통 공약을 우선적으로 실현하겠다고 밝힌 문 대통령이다. 공통의 민생 공약을 찾아 여야 협치의 첫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0517 ㄷ일보


'공통의 민생 공약을 찾아 여야 협치의 첫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했는데 '계기가 되길'의 주어가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다. 주어가 생략되어 있을 뿐 아니라 생략된 주어가 무엇인지도 잘 찾아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문장 전체의 이미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공통의 민생 공약을 찾아'의 생략된 주어는 앞 문장에 나오는 '문 대통령'인데 이어지는 말도 '문 대통령'을 주어로 삼아 '여야 협치의 첫 모델을 만들기를'이라고 한다면 뜻이 쉽게 이해된다. '계기'라는 말을 굳이 쓰고자 한다면 '공통의 민생 공약을 찾아 실행함으로써 여야 협치의 첫 모델을 만드는 계기로 삼길 기대한다.'라고 할 수는 있겠다.


공통의 민생 공약을 찾아 여야 협치의 첫 모델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공통의 민생 공약을 찾아 실행함으로써 여야 협치의 첫 모델을 만드는 계기로 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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