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주어가 있는 것이 좋다

by 김세중

주어가 있는 것이 좋다


내년에 9급 공무원 1호봉(139만5880원)은 각종 수당을 빼면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보다 낮다. 공무원은 최저임금제 적용을 안 받는다지만 임금 인상을 대폭 요구할 근거로는 삼을 것이다.

기업들이 낮은 호봉 근로자 임금을 최저임금에 맞춰 올리면 호봉이 높은 직원들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임금이 오르는 구조다. 견뎌낼 수 없는 기업들은 채용을 줄이거나 감원에 나설 것이다.

0722 ㅈ일보


'기업들이 낮은 호봉 근로자 임금을 최저임금에 맞춰 올리면 호봉이 높은 직원들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임금이 오르는 구조다.'는 주어가 없는 문장이다. 무엇이 '기업들이 낮은 호봉 근로자 임금을 최저임금에 맞춰 올리면 호봉이 높은 직원들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임금이 오르는' 구조인지가 나타나 있지 않다. 앞에서 그 주어를 찾아봐야 하지만 앞은 아예 다른 단락이어서 주어를 찾기가 어렵다. 이렇게 주어 없는 문장을 쓰기보다는 주어를 갖춘 문장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금이 오르는 구조다'가 아니라 '임금이 오른다'로 끝내는 것이 좋다.


기업들이 낮은 호봉 근로자 임금을 최저임금에 맞춰 올리면 호봉이 높은 직원들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임금이 오른다.



굳이 인용할 필요 있나


사드 전자파 괴담은 당시 야당들까지 가세할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주민들 반대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국민적 관심사인데 정부가 전자파 측정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을 누가 납득할 수 있나.

0722 ㅈ일보


'못한다는 것'은 '못한다고 하는 것'이 준 말이다. '-고 하-'가 인용을 뜻한다. 그래서 '못한다는 '은 '못한다고 하는 ' 또는 '못한다고 하는 계획' 등을 의미한다. 그런데 굳이 '못한다는 것'이라고 하지 않고 '못하는 것'이라고 해도 될 뿐 아니라 '못하는 것'이 더 명료하다. 위 예에서 굳이 인용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국민적 관심사인데 정부가 전자파 측정조차 하지 못하는 것을 누가 납득할 수 있나.



외래어 선호, 좋은가


남북군사회담 불발, 베를린 구상이 첫 스텝부터 꼬였다

0722 ㅈ일보


'스텝'은 국어사전에 '볼링 따위의 운동 경기나 댄스에서, 동작의 단위가 되는 발과 몸의 움직임'이라 뜻풀이되어 있다. 즉, 사람의 신체 동작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고 되어 있다. 위 예에서는 '스텝'이 개인의 신체 동작을 뜻하는 것으로 쓰이지 않았다. 정부의 정책에 대해 쓰였다. 따라서 위 예문에서는 굳이 '스텝'이란 말을 쓰지 않아도 된다. '걸음'이라고 하거나 ''이라고 해도 된다. 외래어를 쓰지 않으면 의미 전달이 되지 않을 때 외래어를 쓰는 것이 옳다. '걸음', '발'이라고 해서 의미 전달에 부족함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남북군사회담 불발, 베를린 구상이 첫 걸음부터 꼬였다



호응이 잘 되도록 해야


남북군사회담이 이렇게 꼬이고 있는 것은 준비 없이 서두른 면이 없지 않다.

0722 ㅈ일보


위 예에서 '남북군사회담이 이렇게 꼬이고 있는 것은'이 주어인데 서술어는 '준비 없이 서두른 면이 없지 않다'로서 썩 잘 어울리지 않는다. 호응이 불완전하다. 이를 다듬기 위해서는 '없지 않다'를 '없지 않아서다' 또는 '없지 않기 때문이다'로 바꾸어야 한다. 아예 주어를 '남북군사회담은'으로 단순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남북군사회담이 이렇게 꼬이고 있는 것은 준비 없이 서두른 면이 없지 않아서다.


남북군사회담이 이렇게 꼬이고 있는 것은 준비 없이 서두른 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남북군사회담은 준비 없이 서두른 면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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