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조사 '에'에는 호응하는 서술어가 필요

by 김세중

논설문의 명령형은 '-(으)라'라야


사드 정상 가동하고 일반환경영향평가 서둘러 마쳐라

0729 ㅈ일보


'사드 정상 가동하고 일반환경영향평가 서둘러 마쳐라'는 신문 사설의 제목이다. '마쳐라'라고 했는데 명령형 어미 '-어라'는 사람과 사람이 대면해서 말할 때 쓰는 것이다. 신문 사설처럼 글쓴이도 보이지 않고 읽는 사람도 불특정 다수인 경우에는 '-어라'가 아니라 '-라', '-으라'가 어울린다. 이 신문의 같은 날 다른 사설 제목은 '오락가락 원전 정책 … 정부의 진짜 속내는 무엇인가'이었지 '오락가락 원전 정 … 정부의 진짜 속내는 뭐야'가 아니었다. 사설에서 명령형 어미 '-어라'를 쓰는 것은 마치 의문문에서 '무엇인가'라고 하지 않고 '뭐야'라고 하는 것과 같다. 아무도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 '마쳐라'가 아니라 '마치라'라고 해야 옳다.


사드 정상 가동하고 일반환경영향평가 서둘러 마치라



어떤 말이든 호응하는 말이 있어야


이런 혼란은 국가 백년대계에 따라 결정돼 온 에너지정책을 새 정부가 과학보다는 정치적 신념에 따라 급변침을 시도하면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0729 ㅈ일보


위 예에서 '에너지정책을'은 어떤 말과 호응하는가? 조사 '-을'이 붙은 명사는 목적어로서 호응하는 서술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뒤에 '시도하면서'라는 동사가 나오는데 '시도하면서'에는 '급변침을'이라는 목적어가 있다. 그렇다면 '에너지정책을'은 호응하는 말이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정책을'을 '에너지정책에 대해'로 바꾸어야 한다. '에너지정책을'을 살리고자 한다면 '급변침을 시도하면서' 대신에 '급히 바꾸려고 하면서'라고 함으로써 '에너지정책을'과 '바꾸려고'가 호응하게 해야 한다.


이런 혼란은 국가 백년대계에 따라 결정돼 온 에너지정책에 대해 새 정부가 과학보다는 정치적 신념에 따라 급변침을 시도하면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이런 혼란은 국가 백년대계에 따라 결정돼 온 에너지정책을 새 정부가 과학보다는 정치적 신념에 따라 급히 바꾸려고 하면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조사 '에'에는 호응하는 서술어가 필요


한국은 세계 3대 원전 강국으로 꼽히면서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영국에도 원전 수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0729 ㅈ일보


'영국에도 원전 수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했는데 '영국에도'와 호응할 말이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다. 의미상 '수출'과 호응하지만 조사 '에'가 쓰인 이상 동사인 '수출할'이 와야지 명사인 '수출'이 '영국에'와 호응하지 못한다. 따라서 '영국에도 원전을 수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해야 한다. '원전 수출 가능성'을 살리려면 '영국에도'가 아니라 '영국으로의', '영국에 대한' 등이 와야 한다.


한국은 세계 3대 원전 강국으로 꼽히면서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영국에도 원전을 수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세계 3대 원전 강국으로 꼽히면서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영국으로의 원전 수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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