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신호' 두고 '시그널' 굳이 써야 하나

by 김세중

'신호' 두고 '시그널' 굳이 써야 하나


하지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이 막 끝난 지금, 통일 걷기 행사를 감행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에 목을 매고 있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0804 ㅈ일보


국어사전에 '시그널'은 '신호(信號)'라 되어 있고 '신호'는 '일정한 부호, 표지, 소리, 몸짓 따위로 특정한 내용 또는 정보를 전달하거나 지시를 함. 또는 그렇게 하는 데 쓰는 부호.'라 뜻풀이되어 있다. 통일 걷기 행사가 부호표지는 될 수 없어도 몸짓은 될 수 있다고 본다면 위 문맥에서 '시그널'을 못 쓸 것도 없다. 그렇지만 '신호' 같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쉬운 말을 놓아 두고 '시그널'이라는 외래어를 굳이 쓸 필요가 있나. 외래어는 다른 말로 대체할 수 없을 때 쓰는 것이 온당하다.


우리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에 목을 매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조사는 동사에 맞게 써야


중국이 당장 ‘과거의 혈맹’ 북한과 절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북한의 악행 눈감아줄 것인가.

0804 ㄷ일보


'눈감다'는 '남의 잘못을 알고도 모르는 체하다.'라는 뜻으로 '~을'이 붙는 목적어를 필요로 한다. 또 '눈감아 주다', '눈감아 달라' 등과 같이 보조용언과 함께 쓰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위에서는 '북한의 악행에 눈감아줄'이라고 했다. '눈감다'는 '~을'이 붙는 목적어를 요구하는 동사이므로 '악행에'가 아니라 '악행을'이라고 해야 맞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북한의 악행 눈감아줄 것인가.



보조사는 연거푸 쓰지 않는 게 바람직


안 전 대표가 ‘극’과 ‘중’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어까지 꺼내면서 중도의 가치를 강조한 것은 앞으로는 중도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러려면 지금은 나설 아니다. 뒤에서 지원하고 당의 미래를 위해 일단 물러서는 것이 그러잖아도 어수선한 당의 분열을 막는 길이다.

0804 ㄷ일보


'그러러면 지금 나설 때 아니다'라고 했는데 짧은 문장 속에 보조사 '은/는'이 거푸 사용되었다. '지금은'의 '은'은 쓸 필요가 있어도 '나설 때'의 ''은 굳이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다른 무엇과 비교한다면 몰라도 비교 대상도 없이 '때는'이라고 한 것은 어색한 느낌을 준다. '나설 때'라고 하는 것이 간명하다.


그러려면 지금은 나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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