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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Aug 19. 2017

[글다듬기] 주어를 밝혀야 뜻이 선명해진다

문장성분들 사이에는 호응이 잘 이루어져야


현 재판관 8명의 과거 행적을 살펴보더라도 이 후보자처럼 정치적 지향성이 노골적인 경우는 없다. 이런 정치 편향에다 탈세와 논문 표절 의혹까지 제기됐다. 자질을 철저히 검증해야 할 까닭들이다. 누구도 정치와 헌법의 담장 위에서 춤추는 위험스러운 곡예는 없어야 한다.

0819 ㅈ일보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적격성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 위 글은 이에 대한 논설인데 '누구도 정치와 헌법의 담장 위에서 춤추는 위험스러운 곡예는 없어야 한다.'는 좀 문제가 있는 문장이다. '누구도'를 '누구에게도'의 줄임이라고 보면 별 문제가 아닐 듯도 싶다. 그러나 '누구도'는 '누구에게도'가 아니다. '누구도'는 그 문장의 무엇과 호응하는가? 호응하는 말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 '위험스러운 곡예는 없어야 한다'가 아니라 '위험스러운 곡예를 하지 말아야 한다' 또는 '위험스러운 곡예를 해서는 안 된다'라고 한다면 '누구나'와 잘 호응한다. 어색함을 피하려면 아예 '누구도'를 지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누구도 정치와 헌법의 담장 위에서 춤추는 위험스러운 곡예를 하지 말아야 한다.


누구도 정치와 헌법의 담장 위에서 춤추는 위험스러운 곡예를 해서는 안 된다.


정치와 헌법의 담장 위에서 춤추는 위험스러운 곡예는 없어야 한다.



주어를 밝혀야 뜻이 선명해진다


둘째로 정부 관련 부처 간의 엇박자와 인사 논란이 심각했다. 생산 단계는 농림수산식품부, 유통 단계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농식품 안전관리가 이원화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0819 ㅈ일보


'생산 단계는 농림수산식품부, 유통 단계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농식품 안전관리가 이원화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에서 '탓이라는'의 주어가 없다. 무엇이 '탓'이라는 것인지가 보이지 않는다. 일테면 '나는 학생이다'라야 완전한 문장이 되는데 그냥 '학생이다'라고만 한 꼴이다. 따라서 무엇이 '탓'인지를 밝혀주든지 아니면 '생산 단계는 농림수산식품부, 유통 단계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농식품 안전관리가 이원화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처럼 '탓'을 버리고 '~ 것이 문제라는'으로 바꾸는 것이 낫다. 그래야 뜻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생산 단계는 농림수산식품부, 유통 단계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농식품 안전관리가 이원화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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