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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다듬기] 내 생각인지 인용한 말인지 분명해야

by 김세중

내 생각인지 인용한 말인지 분명해야


노동운동의 대부 격인 주대환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은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새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말을 했다. 그는 정부가 조직화된 상층부 노동자의 철밥통을 깨는 핵심 과제를 방치하고 있다고 했다. 과보호받는 상위 10%대기업 정규직과 소외된 90% 중소·하도급 업체 노동자 간의 이중 구조를 그대로 놔두고는 노동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정부가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을 건드리지 못한 채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0821 ㅈ일보


위 글은 네 문장으로 되어 있다. 첫 문장은 주대환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이 주간조선과 인터뷰를 했다는 말이다. 이어서 나오는 세 문장은 주대환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이 인터뷰에서 한 말을 소개한 내용이다. 세 문장 중에서 첫 문장과 세번째 문장은 '~고 했다', '~고 지적했다'여서 인용했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두번째 문장은 '~ 해결되지 않는다'여서 이 글을 쓴 이의 생각인지 아니면 주대환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이 그렇게 말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표현 자체만 놓고 보면 글쓴이의 생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만일 이 문장이 글쓴이의 생각이나 주장이 아니라 주대환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이 한 말이라면 '~ 해결되지 않는다'로 끝나서는 안 된다. '~ 해결되지 않는다'로 끝낼 게 아니라 '~ 해결되지 않는데도'라고 바꾸어 그 다음 문장에 합쳐야만 한다. 필자의 생각인지 다른 사람이 한 말을 인용한 것인지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뜻이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그는 정부가 조직화된 상층부 노동자의 철밥통을 깨는 핵심 과제를 방치하고 있다고 했다. 과보호받는 상위 10%대기업 정규직과 소외된 90% 중소·하도급 업체 노동자 간의 이중 구조를 그대로 놔두고는 노동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데도 정부가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을 건드리지 못한 채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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