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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Sep 04. 2017

문경새재 탐방

9월의 첫 주말을 친구들과 문경 일대에서 보냈다. 날씨는 맑았고 더위가 물러가 공기가 서늘했다. 문경 일대에서 보낸 1박 2일은 즐거웠다. 일요일에 서울로 돌아올 때 휴게소에서 핵실험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몹시 무거워졌지만...


토요일 아침 수서를 출발한 차는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호법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옮겨 탔고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내비가 알려주는 대로 감곡에서 빠져나와 그 후론 국도를 달렸다. 충주 변두리를 지나고 수안보를 거쳐 드디어 수옥폭포 부근에 이르렀다. 트레킹 코스는 그곳에서 문경새재 제3관문으로 오른 뒤에 제2관문, 제1관문으로 내려오는 길이었다.


출발 전에 점심 때도 됐고 해서 펜션 겸 식당인 데로 들어가 각자 취향에 따라 비빔밥과 들깨국수를 먹었는데 숲속의 맑은 공기 속이라 그런가 음식맛이 여간 깔끔하고 맛깔스럽지 않았다. 비빔밥에 따라 나오는 된장국이며 나물반찬이 여간 정갈하지 않았다. 일행 중에 일부는 트레킹을 않고 남았고 아홉 명이 서서히 새재를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수옥폭포 부근은 문경이 아니고 괴산이다. 문경은 경상북도, 괴산은 충청북도이고. 그러니까 이날 트레킹은 충북 괴산에서 출발해 경북 문경으로 넘어가는 코스였다. 괴산쪽 구간이 짧고 문경쪽 구간이 길긴 하지만 그래도 두 지역이 다 포함되는데 괴산은 어디 가고 문경만 이름에 남아 있다. 문경새재니까 말이다. 남쪽에서 서울로 가는 일만 있고 북쪽에서 남쪽으로 갈 일은 별로 없어서인지 모르겠다.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를 출발해서 30분도 안 돼 제3관문에 이르렀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고 경상북도 문경시다. 오래 전에 이미 한국의 걷고 싶은 길 100선에 꼽힐 만큼 길은 편안했다. 등산로처럼 좁지 않아서 마주 오는 사람과 어깨를 부딪칠 일이 없었다. 아주 널찍하고 편안한 길이었다. 계속해서 굽이지다 보니 심심할 틈도 없다. 어느덧 제2관문에 이르렀다. 산중의 수풀 우거진 속에 문이 우뚝 서 있었다. 그리고 주흘산 올라가는 등산로가 갈림길로 나 있었다. 문경 하면 주흘산이 떠오르는데 한번도 올라보지 못했다. 아주 멀리서도 주흘산은 그 독특한 윤곽으로 시선을 확 끄는데 바로 제2관문에서 오르면 되는구나.


제2관문에서 제1관문으로 내려오면서 계곡의 물 수량도 더욱 풍부해졌다. 물은 맑았다. 터벅터벅 걸어내려오다 계곡 물에 자주 시선을 뺏겼다. 내려가 계곡물에 손을 담그고픈 충동을 느꼈다. 하도 맑아서... 물레방아가 도는 곳도 있고 작은 폭포도 보였다. 악어의 큰 입 모양 같이 생긴 바위가 삐죽 튀어나와 있어 놀라기도 했다. 


제1관문 가까이 내려오니 여러 해 전 방영됐던 역사 드라마를 찍은 세트장이 오른편으로 보였다. 거대한 마을이었다. 드디어 제1관문도 지났다. 엄청 드넓은 평지가 펼쳐져 있었다. 그곳을 지나니 옛길박물관이 왼쪽에 우람하게 서 있었고 그 부근은 온통 음식점 등 상점가였다.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무공해 전기차가 부지런히 오가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도중에 맨발로 문경새재 옛길을 오르는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다. 걸을만하니까 걸을테니 다음엔 한번 나도 용기를 내볼까도 싶었다.


2시간 이상 걸었나보다. 우리 일행은 마중나온 친구들의 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는 이화령고개 좀 못 미쳐 산중에 있는 펜션이었다. 그곳에서 고개를 쳐드니 이화령고개가 손에 잡힐 듯 빤히 보였다. 이화령이 해발 548미터라니 숙소도 해발 400미터쯤 되지 않았을까 싶다. 건너편에 조령산이 떡 버티고 서 있었다. 펜션은 참 기막힌 자리에 터를 잡았다. 옛 친구들과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맑은 공기, 울창한 숲 속에서 모두 시간을 내서 한자리에 모이다니! 모두에게 감사했다.


이튿날 아침엔 일찍 일어난 몇 친구들이 차 한 대에 타고 문경읍으로 가 온천을 했다. 온천은 무척 넓었다. 아침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고 여유 있게 온천욕을 하고 나와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는 남쪽으로 가야 할 친구들은 그곳에서 작별하고 남은 일행은 고모산성으로 향했다. 20분도 안 돼 진남휴게소에 이르렀고 고모산성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성 탐방에 나섰다.


가는 길에 옛 주막이 복원돼 있었다. 초가집을 참 오랜만에 본다. 그곳을 지나니 누각이 하나 나타났다. 그 일대를 굽어볼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가 제일 높은 곳은 아니었다. 산성을 따라 서서히 올라갔다.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니 주변 일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다. 강이 굽이굽이 돌아 흐르고 크고 작은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처져 있었다. 넋을 잃고 아름다운 정경에 취했다. 경북팔경의 으뜸이라는 이곳 진남교반에 와보지 않고 돌아갈뻔했다. 전날 문경새재 옛길도 좋았지만 고모산성 부근의 진남교반도 빼놓아선 안 될 곳 같다. 


실은 옛 문경선 철도 터널을 새로 단장해 만든 오미자테마터널을 지척에 두고도 들르지 않았으니 다음에 또 올 핑계를 만들어 놓았다. 다음엔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진남교반을 찬찬히 돌아봐야겠다. 


제3관문을 향해 오른다
가을하늘을 느낀다
. 제3관문 앞에 이르렀다. '문경 새재 과거 길'이라 바위에 새겨져 있다.
제3관문. 저걸 지나면 경상북도 문경이다.
이제 내려간다
구름이 현란하게 움직인다
파노라마사진
길이 널찍해 걷기 편안하다
여간 물이 맑지 않다
건물이 주변 경관과 아주 잘 어울렸다
숲이 울창하다
옛 모습을 어렴풋이 느낄 것 같다
작은 폭포지만 물이 끊임없이 쏟아져 내린다
방아가 돈다
물이 꽤나 깊을 것 같다
가을하늘 공활하다
교귀정(交龜亭)
곡선이 아름답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찼다
제1관문 제법 가까이에 놓인 다리
원근감을 잘 느끼게 해준다
이제 다 내려왔다
제1관문
글씨가 힘 있다
넓은 평지가 펼쳐졌다
한 폭의 그림 같다
제1관문을 빠져나왔다
제1관문 부근 산 
해가 지려 한다
다리 곡선이 우아하다
사과나무다
완만한 곡선을 지닌 다리
걷는 길이 다양하다
옛길박물관이다
파노라마사진을 찍어보았다
이화령고개 못 미쳐 펜션에서 조령산 능선을 바라보다
하늘이 어찌 저리 맑을까
아침에 안개가 잔뜩 끼었다
안개는 형상이 시시각각 바뀐다
멀리 이화령고개가 보인다
산중 동네는 한적하고 조용하다
멀리 보이는 산이 주흘산이다
고모산성에 왔다
산성 누각에서 멀리 바라보다
진남휴게소쪽에서 사람이 올라온다
성곽을 따라 길이 나 있다
위에서 내려다본 성곽 길
성곽은 요즘 새로 축조된 듯하다
진남교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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