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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Sep 13. 2017

50대의 인간 승리, 전국을 자전거로 돌다

'보름간의 전국 일주' 이북 출간

그는 무려 5년이나 정년을 남겨 놓고 있었다. 더구나 누구나 안정된 직업이라 인정하는 공무원 아닌가. 그런데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기에 앞서 모험에 나섰다. 자전거로 전국을 한 바퀴 돌기로 한 것이다. 2015년 7월 30일 아침 출발하였다.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였지만 굳이 피하지 않았다. 정면으로 맞닥뜨리기로 하였다. 12박 13일로 계획하고 나섰지만 부딪쳐 보니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게 되고 기간은 늘어났지만 그는 끝내 전국 일주를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 2년 전 찌는 듯한 무더위 속의 15일간의 사투가 '보름간의 전국 일주'로 세상에 나왔다. 두바퀴출판사가 펴낸 첫 작품이다. 


저자는 한반도 남쪽을 한 바퀴 돌기로 하였다. 남북 분단으로 한반도 북쪽을 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서울을 출발해서 한강 따로 동쪽으로 달려 양평, 홍천, 인제를 지났다. 인제에서 첫밤을 보냈으며 미시령 고개를 넘어 속초에 다다랐다. 속초에서부터는 줄곧 바닷가를 달렸다. 때로는 바닷가 바로 옆에 난 길로, 때로는 내륙으로 조금 들어간 길의 차이가 있었을 뿐... 양양, 주문진을 거쳐 강릉에 이르렀고 두번째 밤은 동해시 묵호에서 보냈다. 


동해를 출발하여 인접한 삼척을 지나니 도회지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자연뿐이었다. 곳곳에 해수욕장이 있었다. 울진을 지나 후포항에서 세번째 밤을 보냈으며 영덕으로 넘어와 포항을 향해 달렸다. 강구항을 지나고 포항이 점차 가까워져 가니 다시 번잡해졌다. 포항은 거대한 산업단지였다. 포항에서 세번째 밤을 보내고 시내를 벗어나 제철소 지대를 통과해 한반도 호랑이 꼬리인 호미곶을 향해 달렸고 더위는 절정에 달했다. 그 후 남쪽을 향해 고요한 길을 달려 구룡포를 거치고 문무대왕릉 앞도 지나 울산에 이르러 하룻밤을 묵었다.


울산에서 자전거 수리를 하느라 오전을 보내고 온산국가산업단지를 통과해 간절곶에서 휴식한 뒤 기장을 지나 부산 시내에 진입했다. 시내를 질주해 부산역을 통과,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거제도 가는 배를 타려고... 그러나 거제도 가는 선박 운항은 이미 여러 해 전에 중지되었다 했다. 해저터널에 생겼으니 사람들이 선박을 이용할 턱이 없다. 충분한 정보 파악 없이 길을 나서서 낭패를 보았고 사상버스터미널에 가서 버스를 타고 거제도로 이동했다.


다음날은 옥포에서 출발해서 거제도 남쪽과 서쪽을 달렸다. 거제도는 산이 많은 섬이었다. 당연히 도로는 오르막내리막 힘겹게 달려야 했지만 곳곳에 펼쳐지는 바닷가 풍경은 힘들고 괴로움을 보상하고도 남았다. 노자산을 넘어서 거제도 서쪽을 달렸고 거제면을 거치고 둔덕면을 지나 거제대교 건너 통영에 이르렀다. 통영에서 일박한 뒤 고성을 지나 삼천포(사천)로 향했고 삼천포대교를 비롯 네 개의 다리를 건너 창선도로 넘어갔으며 아름다운 남해도를 실컷 눈에 담고 남해대교를 건너 하동 땅에 들어서 일박하였다. 사타구니에 통증이 심각해졌다.


하동군 금성면에서 섬진대교를 지나 전남 광양으로 넘어갔고 그 일대는 온통 거대한 국가산업단지였다. 광양에서 순천으로 넘어가니 순천만정원이었고 더위는 절정에 달했다. 너무 힘들어 그날 벌교까지밖엔 달리지 못하였다. 벌교에서 일박하고 완도를 향해 달리는데 보성군 득량만의 풍경은 절경이었고 장흥군의 정남진을 만남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정남진은 참으로 고요하였다. 회진면을 지나 강진군의 마량면을 살짝 거쳐 완도군 고금도로 건너갔고 배를 타고 신지도로 갔으며 자전거에 다시 올라 신지대교를 건너 완도에 이르렀다.


완도읍에서 하루 묵은 뒤에 완도를 벗어나 해남 땅으로 넘어가 해남땅끝마을을 향해 달렸다. 달마산을 오른쪽에 두고서. 땅끝마을을 둘러본 뒤에는 서울을 향해 줄기차게 북상했다. 진도 앞까지 갔으나 진도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북으로 내달렸다. 평범한 국도를 거부하고 바닷가길을 택했으며 임하도 앞을 지나 해남오시아노관광단지 앞을 지났다. 다시 국도로 돌아와 영암군 삼호읍을 지나 목포 시내에 진입하여 일박했다.


목포를 출발해서는 신안군 압해도로 넘어갔으며 김대중대교를 건너 무안군으로 들어가 자전거 수리차 무안읍에 들렀고 함평읍을 거쳐서 다시 바다쪽으로 향했다. 영광군 염산읍을 거쳐 영광백수해안도로에 이르렀는데 그 장관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동해에서도 잘 보지 못하는 기막힌 황홀한 정경이었다. 백수해안도로가 끝나니 점차 법성포가 가까웠고 법성포에서 일박했다.


법성포를 떠나 원자력발전소 앞을 거쳐 전북 고창군으로 넘어갔다. 그곳에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있었고 심원면, 부안면을 거치고 부안군으로 넘어가 줄포와 변산반도 남쪽을 보고 격포해변에 이르러 채석강과 적벽강을 보았다. 새만금에 이르기까지 변산반도 북쪽 해안도 고요하기 그지없었다. 말로만 듣던 새만금을 자전거로 달렸다. 신시도에 이를 무렵 펑크가 나버리는 바람에 새만금방조제 34km의 절반만 자전거로 달리고 나머지 절반은 택시 신세를 져야 했다. 군산에 이르러 자전거를 수리하여 여행을 계속했다.


군산을 출발하여 금강하구둑을 건너고 충남 서천군의 장항읍을 지나 서해안 해변도로를 달렸다. 춘장대해수욕장, 무창포해수욕장을 거쳐 대천해수욕장에 이르렀으며 대천항에서 대천 시내까지 나 있는 해안 자전거도로에서 이름 모를 만(灣)의 아름다운 정경에 흠뻑 취했다. 그곳은 새들의 천국이었다. 원래 계획은 안면도로 넘어가는 것이었으나 대천항에서 안면도 영목항 가는 배를 아슬아슬하게 놓치는 바람에 그 길을 포기하고 밋밋하지만 국도를 달려 홍성 거쳐 서산으로 향해야 했다. 서산 시내에서 마지막 14박을 했으며 서산을 출발, 당진을 거쳐 삽교호방조제를 지나고 아산만방조제도 지나 평택항만을 돌아 북상했다. 


화옹방조제(화성방조제)를 건너 서신면을 통과, 전곡항 앞을 지나고 탄도방조제 건너서 대부도에 들어섰다. 마지막으로 기나긴 시화방조제도 건넜다. 월곶 포구에 석양이 지려 하고 있었다. 물왕저수지에서 그간 잘 달렸던 앞바퀴가 주저앉았으며 새 튜브로 갈아끼운 뒤 남은 10여 킬로를 달려 서울과 안양시의 경계 부근인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 1,975km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쳤다. 모험에 가까운 도전은 성공이었고 그 후 저자의 삶에 큰 활력소가 됐음은 물론이다.


두바퀴출판사 https://dubakwi.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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