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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다듬기] '출당시키다'와 '출당하다'

by 김세중

'출당시키다'와 '출당하다'


자유한국당이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다.

1104 ㅎ신문


'출당(黜黨)하다'는 국어사전에 '당원 명부에서 제명하고 당원의 자격을 빼앗다.'라고 뜻풀이되어 있다. 또 '출당(黜黨)'은 '당원 명부에서 제명하고 당원의 자격을 빼앗음.'이라 뜻풀이돼 있다. 그렇다면 위 문장에서 '출당시켰다'는 '출당했다'라고 해야 옳다. '출당시키다'라는 말 자체가 국어사전에 없다. 그런데도 신문 사설에서조차 '출당시키다'라는 말이 쓰이고 있는 것은 '출당하다'를 '당에서 나가다'로, '출당시키다'를 '당에서 내보내다'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출당하다'를 '出黨하다'로, '출당시키다'를 '出黨시키다'로 간주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출당(出黨)시키다'는 새로운 단어의 탄생으로 볼만하다. 그러나 '당에서 자발적으로 나가다'라는 뜻으로 '탈당(脫黨)하다'라는 말이 있는 만큼 '出黨하다'라는 말을 인정하기 어렵다. 동시에 '出黨시키다'라는 말도 역시 인정할 수 없다 하겠다. 왜냐하면 '黜黨하다'라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말은 변한다지만 '출당(黜黨)하다' 대신에 '출당(出黨?黜黨?)시키다'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키다'를 남용하지 않아야겠다.


자유한국당이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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