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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글다듬기] 모호한 문장보다는 선명한 문장을

by 김세중

불필요한 인용은 하지 않는 게 좋아


이미 법인세율 인상안은 법인세를 낮춰 기업의 투자를 유도한다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1130 ㄷ일보


위 문장 속의 '기업의 투자를 유도한다는 세계적 추세'에서 '유도한다는'은 '유도하는'이라고 하는 게 더 간명하고 알기 쉽다. '유도한다는'이라고 해서 틀렸다고까지 말하기는 어려워도 굳이 인용을 뜻하는 '-한다는'을 쓸 이유가 없다. '유도하는'과 '유도한다는'의 차이는 내가 말하는 것이냐 남의 말을 인용하느냐의 차이다. 남의 말을 을 인용하는 것은, 나는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으나 남들이 그렇게 말한다는 것이다. 감히 '세계적 추세'를 말하면서 자기 스스로 믿지 못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불필요한 인용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이미 법인세율 인상안은 법인세를 낮춰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모호한 문장보다는 선명한 문장을


진정한 개혁은 대북정보에 신속 정확하고 빈틈없는 방첩조직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1130 ㄷ일보


'대북정보에 신속 정확하고 빈틈없는 방첩조직으로'는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모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여러 번 읽어 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뜻이 또렷해지기는커녕 흐릿하기만 하다. 글을 쓸 때는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게드러나도록 문장을 구성해야 한다. '신속 정확하고 빈틈없는 대북정보 수집 능력을 갖춘 방첩조직으로'라고 한다면 모호함이 사라지고 뜻이 또렷이 드러난다.


진정한 개혁은 신속 정확하고 빈틈없는 대북정보 수집 능력을 갖춘 방첩조직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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