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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다듬기] '인도주의적 재앙'은 없다

by 김세중

'인도주의적 재앙'은 없다

설령 중국이 원유공급을 전면중단한다 하더라도 북한이 원유수입선을 러시아로 돌리는 길도 있다. 북한 주민에게 인도주의적 재앙을 안겨줄 수도 있다.

1201 ㄱ신문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원유 공급 중단을 바라지만 그것은 북핵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중국이 원유 공급을 중단하더라도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공급받을 수 있으며, 북한이 원유 공급을 받지 못하게 되면 북한 주민이 재앙을 입을 수도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인도주의적 재앙'이라는 표현이다. 재앙은 재앙일 뿐 인도주의적 재앙이란 있을 수 없다. '인도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인종, 민족, 국가, 종교 따위의 차이를 초월하여 인류의 안녕과 복지를 꾀하는 것을 이상으로 하는 사상이나 태도'라 사전에 뜻풀이되어 있고 '인도주의적'은 '인도주의의 태도를 지닌. 또는 그런 것'이라 돼 있다. 도저히 '인도주의적'은 '재앙'을 꾸밀 수가 없다. '인도주의에 반하는 재앙'이 있을 뿐이다. '인도주의적'을 빼는 대신에 '북한 주민'을 수식하는 말로 '애먼', '애꿎은'이나 '엉뚱하게' 등을 앞에 넣는 게 낫다. 그냥 '인도주의적'을 빼도 좋다.


(애먼) 북한 주민에게 재앙을 안겨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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