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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다듬기] 모호하지 않게

by 김세중

모호하지 않게


그럼에도 문 총장이 ‘민생 수사’로의 전환 의지를 피력한 것은 의미가 있다. 민생이 고단한 것은 적폐 수사보다는 서민의 주변을 괴롭히는 크고 작은 범죄 탓이 더 크다. 문 총장은 수사의 방향을 전환해 검찰을 정상화하고 민생 수사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1206 ㄷ일보


'민생이 고단한 것은 적폐 수사보다는 서민의 주변을 괴롭히는 크고 작은 범죄 탓이 더 크다.'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해 보인다. 적폐 수사에 대해 국민이 피로감을 느낀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수사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적폐에 대한 수사에서 민생에 대한 수사로 방향을 전환하라는 뜻이라면 '적폐 수사보다는'이 아니라 '적폐보다는'이라고 해야 논리가 성립한다는 점이다. 위 문장에서는 '적폐 수사'와 '크고 작은 범죄'를 비교했는데 '적폐'와 '크고 작은 범죄'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위 글은 비교될 수 없는 것을 비교함으로써 모호하게 되고 말았다.


민생이 고단한 것은 적폐보다는 서민의 주변을 괴롭히는 크고 작은 범죄 탓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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