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7 ㅈ일보
1주일 전인 11월 30일 한 신문의 사설에 '인도주의적 재앙'이란 말이 나왔다. 1주일 후 다른 신문 사설에서 다시 '인도주의적 재앙'이란 말이 사용되었다. 이제 '인도주의적 재앙'이란 말이 굳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원래 없던 '역대급'이라는 말이 조금씩 조금씩 퍼져서 지금은 누구나 아무렇지도 않게 쓰게 되었듯이 말이다. 중국이 북한에 원유 공급을 중단하면 핵무기 완성을 집요하게 추진하는 북한 집권층에게만 타격을 입히는 게 아니라 애꿎은 북한 주민이 고통을 입게 된다는 뜻에서 '인도주의적 재앙'이라고 한 것인데 '인도주의적'은 붙이지 않아도 된다.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보았을 때 북한 주민들이 당하는 재앙'을 줄여서 '인도주의적 재앙'이라고 한 것인데 말을 그런 식으로 마구 줄여서는 안 된다. 재앙에 인도주의적 재앙이 있고 비인도주의적 재앙이 있는가? 아니다. '재앙'으로 충분하다. 또 다른 신문이 '인도주의적 재앙'을 쓰게 될까봐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