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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Dec 13. 2017

새 이북 '천사섬 신안'

전남에 푹 빠져서 올 가을엔 줄기차게 그쪽만 다녔다.

먼저 10월 초순에 섬진강과 여수반도를 자전거로 둘러보았다.


섬진강은 4대강에 속하지 않는다.

곳곳에 댐과 보가 있는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과 달리 섬진강은 자연 그대로였다.

전북 임실에서 출발해 전북과 전남 사이, 또 전남과 경남 사이를 달려 광양에 이르렀었다.


광양에서 본격적인 여수반도 여행에 나섰고 돌산도, 화태도, 금오도 등을 돌아본 뒤 

여수반도의 서쪽 해안 지방을 자전거로 달렸다.

그리고 얼마 뒤엔 고흥반도를 찾았다.

소록도, 거금도, 내나로도, 외나로도를 지나 고흥반도의 동쪽 영남면 바닷가에서 비경에 흠뻑 취했었다.


11월 중순에 올해 마지막으로 자전거여행에 나선 곳이 신안이다.

신안군은 오로지 섬들로만 이뤄져 있다.

물론 연륙교로 육지와 연결된 데가 많아 섬 같은 느낌이 잘 안 드는 데가 여러 곳이지만....


신안군에 읍이 둘 있는데 군청 소재지가 있는 압해도와 북쪽에 있는 지도가 육지와 연결됐다.

11월 중순에 6박 7일 여행을 하면서 압해도와 장산도를 빼곤 주요 섬들을 다 거쳤다.


먼저 지도에서 배를 타고 임자도로 건너갔는데 염전이 대단히 넓었다.

무엇보다 대파밭이 그렇게 광활하게 펼쳐져 있을 줄은 참말로 몰랐다.

대단했다.


사옥도를 거쳐서 건너간 증도...

그곳은 생태의 보고였다.

갯벌과 습지....

또한 드넓은 염전과 소금박물관이 있었다.

증도대교 건너서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호젓한 길이 시작되는데 

거기서 오랜만에 나 혼자 세상에 버려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조용하다.


증도에서 다이아몬드 8개 섬으로 가는 뱃길이 작년부터 열렸단다.

그 배를 타고 증도에서 자은도로 넘어갔다.

뱃길이 없다면 엄청나게 멀리 돌아서 가야 하는 자은도인데 말이다.


자은도,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는 다리로 연결돼 있어서 이젠 마치 한 섬 같다.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새천년대교가 한창 건설중이었다.

이 거대한 다리가 완공되면 이 네 섬이 육지와 연결되어 자동차를 타고 갈 수 있게 된다.


안좌도에서 배를 타고 비금도로 넘어갔다.

날 비, 새 금...

비금도는 세계 바둑계를 제패한 이세돌의 고향이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있고 하누넘해변이 있는 곳이다.


비금도에 비하면 다리 건너 있는 도초도는 평탄한 편이다.

도초도는 인재의 산실이라 자부하는 곳이었다.

학교가 없어져 가는데 이곳에 현대식 고등학교가 있었고 예의바른 학생들이 있었다.


도초도에서 멀지 않은 하의도를 가는 배편이 없어서 

할 수 없이 흑산도 가는 배를 타고 흑산도에 닿았다.

흑산도 일주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흑산도 섬을 일주하는 도로가 착공부터 완공까지 무려 2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고 한다.

자전거로 한 바퀴 돌기에는 굴곡이 너무 심해 힘들었다.

하지만 곳곳에 장관이 펼쳐져 있어 눈이 호사했다.

멀리 홍도가 손에 잡힐듯했다.


남은 두 섬이 하의도와 신의도였다.

흑산도에서 그 섬에 갈 방법이 없어 목포까지 배를 타고 나왔고

배에서 내리자마자 신의도 가는 배에 올라탔다.


신의도는 섬 전체가 염전인, 가히 소금의 섬이었다.

전국 천일염 생산 1위인 섬.....

도무지 농토라곤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곳이었다.

신의도 남쪽 황성금리 해변에서 야영을 했다.


마지막 남은 곳이 하의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에 지난 6월말 신의도와 연결되는 삼도대교가 완공됐다.

그 다리를 넘어 '평화의섬' 하의도에 들어섰다.

하의도에서 절경은 섬 서남쪽의 큰바위얼굴 가는 길이 아닌가 한다.

경사가 별로 없으면서 길은 넓고 인적은 드무니 자전거 타기에 이보다 좋은 데가 있으랴.

포장이 말끔하게 잘 돼 있다.


신안에 이런 큰 섬들만 있는 건 물론 아니란다.

유인도가 70개가 넘으니 가보지 않은 작은 섬들이 참 많다.

차차 가볼 기회가 있으리라.

그저 멀찌감치서 바라보기만 했던 홍도도....


섬 여행기를 이북으로 냈다.


      정가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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