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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다듬기] 단락 안의 문장들

by 김세중

단락 안의 문장들


(1) 이런 조짐에도 우리 정부는 지나치게 안이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2)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오히려 “정부가 나서 위험을 조장하는 오해와 불안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북한의 공격에 대비한 훈련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3) 하와이에서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한 대피훈련이 실시됐고, 괌에서도 국토안보부가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비상행동수칙을 배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4) 일본 역시 내년 도쿄에서 대피훈련 실시를 검토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5) 일본은 북한 어선의 표류가 잇따르자 표류 해역의 낙도에 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기민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1222 ㅈ일보


위는 사설의 한 단락인데 5개의 문장으로 되어 있다. 설명의 편의를 위해 각 문장에 번호를 붙여 보았다. (1)에 대한 논거로 (2)를 들고 있다. (3)은 한국과 달리 미국은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문제는 (4)와 (5)다. (4)는 '있는데도 말이다'로 끝났다. '~는데도 말이다'는 앞에서 한 어떤 말에 대해서 쓰는 표현이다. 그 말은 (1)이다. 그 사이에 (2)와 (3)이라는 두 개의 문장이 있다. (1)이 (4)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는데도 말이다'가 적절하지 않다.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서는 '있는데도 말이다'가 아니라 '있다'로 끝내는 것이 좋다. (5)는 내용상 의아함을 자아낸다. (1)에서 (4)까지는 북한의 핵공격과 관련한 내용이다. 그런데 갑자기 (5)에서 북한 어선의 표류에 관해 말하고 있다. 차라리 (5)는 없는 편이 낫다. 그래야 논지가 선명해진다.


이런 조짐에도 우리 정부는 지나치게 안이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오히려 “정부가 나서 위험을 조장하는 오해와 불안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북한의 공격에 대비한 훈련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와이에서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한 대피훈련이 실시됐고, 괌에서도 국토안보부가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비상행동수칙을 배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 역시 내년 도쿄에서 대피훈련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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