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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다듬기] '안'은 부사이므로 띄어써야 한다

by 김세중

'안'은 부사이므로 띄어써야 한다


노동계 선배와 원로들까지 이대론 안된다는데 수배 중인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80년대식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1227 ㅈ일보


'이대론 안된다는데'는 '이대론 안 된다는데'처럼 '안'과 '된다는데'를 띄어써야 한다. '안'은 부사 '아니'가 줄어든 말로서 독립된 한 단어이며 품사는 부사다. 이는 '안먹는데', '안보는데', '안가는데'처럼 쓰지 않고 '안 먹는데', '안 보는데', '안 가는데'처럼 쓰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되다'만 예외적으로 '안된다든데'라고 쓸 까닭이 없다. '안되다'가 한 단어인 경우가 있기는 하다. "그 사람 이번 사고로 가족을 잃었다니 참 안됐다."라고 할 경우가 그것이다. 이때의 '안됐다'는 한 단어로서 품사는 형용사다. 이런 경우가 아닌 한 '안'과 그 다음에 이어서 나오는 동사나 형용사는 그 사이를 띄어써야 한다. '안'은 부사로서 독립된 단어이기 때문이다.


노동계 선배와 원로들까지 이대론 안 된다는데 수배 중인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80년대식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시키다' 불필요한 남용 않아야


중국이 한국인 집단 폭행 사건을 마치 자신들 국내 사건처럼 쉽게 유야무야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줘야 한다.

1227 ㅈ일보


국어사전에 '유야무야하다'는 '있는 듯 없는 듯 흐지부지하게 처리하다'라고 뜻풀이되어 있다. 그렇다면 '유야무야시키'는 '있는 듯 없는 듯 흐지부지하게 처리하게 하다'의 뜻이 된다. 그러나 위 문맥에서 '유야무야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은 '있는 듯 없는 듯 흐지부지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의 뜻으로 해석되지 '있는 듯 없는 듯 흐지부지하게 처리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의 뜻이라고 볼 이유가 없다. 따라서 '유야무야시킬'이라고 쓸 게 아니라 '유야무야할'이라고 쓰면 될 일이다. '시키다'는 남을 움직이는 일이다.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해 '시키다'를 쓸 필요가 없다.


중국이 한국인 집단 폭행 사건을 마치 자신들 국내 사건처럼 쉽게 유야무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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