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ㅈ일보
위 글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평창올림픽과 그 敵들'이라는 제목의 신문 사설 한 대목이다. 사설은 평창올림픽이 성공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 일부에서 평창에 참가하려는 북한에 대해 환상을 품고 과도한 대접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음을 경계하면서 그런 움직임을 보이는 세력을 '적'이라고까지 했다. 북한의 유화 제스처에 대해 들뜨지 말라는 것이다. 문제는 마지막 결론 앞 부분에 나와 있는 위 대목이다. '순수한 뜻이라면 이 선에서 그쳐야 한다.'라고 했는데 무슨 뜻인지 모호하기 그지없다. '순수한 뜻'이 누구의 어떤 뜻인지부터 불분명한 데다가 '이 선에서 그쳐야 한다'가 결정적으로 모호함을 더하고 있다. 만일 '순수한 뜻'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북한의 뜻이라면 '이 선에서 그쳐야 한다'는 무슨 뜻인가? 북한이 뭘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이 선'에서 '이'는 지시어인데 '이'가 지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찾아지지 않는다. 지시어는 무엇을 가리키는지 명백할 때 사용해야 하는데 위 예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결국 모호함만 남기고 말았다. '순수한 뜻이라면 이 선에서 그쳐야 한다.'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 글을 쓸 때 모호하지 않게 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뜻이 모호한 문장은 독자를 답답하게 하고 혼란에 빠뜨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