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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다듬기] 문장은 문법성을 갖추어야

by 김세중

문장은 문법성을 갖추어야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목표를 이루려면 구호와 도덕률이 아닌 실질적인 대안을 찾아 야당과 소통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개헌 역시 국회에 맡겨야 한다. 청와대는 실질적 권한을 여당에 주는 멍석을 깔아 주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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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을 청와대와 정부가 주도해서는 안 되고 국회에 맡겨야 함을 주장하는 논설의 일부다. 그런데 '청와대는 실질적 권한을 여당에 주는 멍석을 깔아 주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여기서 '주는'이 문제다. '-는'이 관형형 어미이기 때문에 '실질적 권한을 여당에 주는'이 멍석을 꾸민다. 그러나 멍석이 실질적 권한을 여당에 줄 수는 없다. 멍석을 깔아 주는 일이 실질적 권한을 여당에 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는 실질적 권한을 여당에 주는, 멍석을 깔아 주는 일만 하면 된다.'라고 해야 옳다. 그러나 이러면 문장이 너무 길어지므로 간략하게 하려면 '청와대는 실질적 권한을 여당에 주어 멍석을 깔아 주기만 하면 된다.'라고 하거나 '청와대는 실질적 권한을 여당에 줌으로써 멍석을 깔아 주기만 하면 된다.'라고 하면 된다. 문장은 무엇보다 문법성을 갖추어야 한다.


청와대는 실질적 권한을 여당에 주어 멍석을 깔아 주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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