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ㅈ일보
위에서 마지막 문장인 '정부는 미국의 항의가 없었다지만 들어보지 못한 일이다.'를 읽고 불편하지 않을 독자는 흔치 않을 것이다. '들어보지 못한 일'이라 했는데 무엇을 들어보지 못했다는 것인지 나타나 있지 않다. 논리적으로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째, 미국의 항의가 없었다고 한 정부의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는 뜻일 가능성이 있다. 둘째, 미국의 항의를 들어보지 못했다는 뜻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두 가지 가능성 다 미심쩍다. 첫째, 정부의 말을 인용해 놓고는 정부의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는 건 자기모순이다. 둘째, 미국의 항의를 들어보지 못한 건 너무나 당연하다. 항의가 없었다면 말이 없었으므로 들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들어보지 못한 일'이라는 모호한 표현 때문에 이런 문제가 빚어졌음을 알 수 있다. '들어보지 못한 일이다'라고 할 게 아니라 '알 수 없는 일이다', '믿을 수 없다', '믿기 어렵다'라고 했다면 뜻이 명확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