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자
“서울은 도쿄보다 나무가 많아”, 일본인 동료가 가끔 하던 말이다. 늘 녹지의 부족함을 느끼던 서울시민으로서 ‘그런가?’ 하는 의문이 들곤 했는데, 그 의문은 이번 여행으로 풀렸다.
도쿄의 무더위는 이미 각오했지만 계속 걸어야 하는 여행자에게는 더 가혹했다. 기온도 기온이지만 이상하리 만큼 강한 햇빛으로 시각적 더위까지 더해졌다. 해변이나 벌판이 아닌 고층 건물이 많은 도심에서 이러한 눈부심은 생경하다. 문득 든 생각, ‘가로수가 너무 없지 않나?’
여름철 가로수는 콘크리트로 가득한 도심의 파라솔이다. 그늘을 만들어 주고, 건물과 도로의 빛 반사를 완화시킨다. 증산작용으로 기온도 내려준다. 서울은 유효폭 1.5미터 이상인 보도에 가로수를 심을 수 있다. 간혹 청계천로 보도와 같이 너무 좁은 보도에도 심어 불편을 초래할 정도다. 반면, 도쿄는 폭 3미터 이상 보도에 식재하도록 정하고 있어 4차선 이상 도로에도 가로수가 없는 구간이 많다. 이상한 눈부심의 원인이 이것이었을까? 느낌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도시는 표면적을 늘려가고, 우리는 그만큼 더 더워진다. 이것은 부정의 순환과도 같아서 더워진 도시는 다시 지구를 데우고... 여름철 ‘DARK GRAY AREA’는 도심의 오아시스다. 나무를 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