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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지혜 Sep 24. 2023

느낌 있는 뉴욕의 가성비 호텔

Moxy hotel, Pod hotel, HI Youth Hostel

여행을 너무 오래 쉬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뿐만은 아니다. 그동안 '여행'이 너무 달라졌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곳은 너무나 달라져 있었고 그래서 나의 여행방법은 거기에 순응하느라고 많은 검색이 필요했다. 


뉴욕은 오랫동안 가까우면서도 낯선 도시였다. 도시 중의 도시이자 사람이 사는 도시. 뉴욕은 도도하고 세련되면서도 더럽고 복잡하고 때로는 불쾌하다. 마치 오랜 세월에 걸쳐 사귀다 헤어지기를 반복한 연인 같은 뉴욕을 십여 년 만에 다시 찾았다. 당연히 변치 않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다만 여전히 호텔비는 비쌌는데 달라진 것이라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호텔의 수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호텔의 개념부터 바꿔야 할 판이었다. 


호텔 검색 사이트에서 타임 스퀘어를 중심으로 서치를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여행을 새로 배우는 느낌이었다. 전통적인 호텔은 여전히 있었으나 그  분류방법을 달리해야 할 것 같았다. 그중에 발견한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깔끔하고 독특한 호텔을 몇 군데 소개한다.


1. Moxy 호텔

 힐튼과 하얏트, 더블트리 아니면 홀리데이 인.. 호텔을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곳들이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우선적으로 검색되지 않는 것에 먼저 놀랐다. '입증된 좋은 호텔'인 이들이 분명 지금도 많이 있지만 눈길을 끌지는 않는다. 

그래서일까, 전형적인 호텔의 이미지를 벗고 싶은 것인지 다른 이름을 걸어 별도의 라인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Moxy 호텔을 자세하게 알아보려고 호텔 웹사이트를 찾아 들어갔더니 매리어트 호텔의 계열사였다. Moxy는 맨해튼에 네 개, 브루클린에 하나의 호텔을 가지고 있다. 젊은 분위기로 레노베이션하는 호텔이 대체로 그러는 것처럼 이곳도 욕조 대신 샤워실이 있다. 특이하게도 수영장처럼 꾸며놔서 레트로 콘셉트를 고수하면서도 젊은 느낌을 살렸다. 

샤워실 바닥에는 'NO DIVING'이라고 쓰여있다.


2. Pod 호텔


'Sleep tight, Stay happy'라는 슬로건에서 보이는 것처럼 Pod 계열 호텔의 방은 작다. 큰 여행가방을 어디에 놓아둬야 할지 난감할 정도로. 그중 Pod51의 일부 객실은 화장실까지 공동으로 써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여기는 호텔이지 호스텔이 아니다. 캡슐 호텔과도 물론 다르다. 


Pod 호텔에 없는 것

- 클리닝 서비스 

4일이나 묵었지만 청소하러 누가 들어온 흔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신경 쓸 일이 없어서 좋았다. 

- 냉장고

요건 조금 아쉽다. 하지만 미리 요청하면 주기도 한다. 여러 날 있을 거라면 수량이 한정되어 있으니 미리미리 달라고 해보자.


Pod 호텔이 좋은 점

- 저렴하다

맨해튼 한복판에 이만한 가격으로 묵을 수 있는 호텔은 많지 않다. 비수기엔 $100 아래로 내려간다. 

- 깨끗하다

레노베이션 한 지 몇 년 안 된 건물들이라 비교적 깔끔하다. 

- walking tour를 무료로 제공한다.

요일에 따라 몇 가지 워킹투어를 신청만 하면 참여할 수 있다. 센트럴 파크 투어를 따라가 보았는데 설명도 좋았고 마지막에 단체사진도 찍어주었다. 출발은 타임 스퀘어점이나 Pod51에서 하는 두 가지가 있으니 미리 확인 바람. 


여러 Pod 호텔을 비교하자면 타임 스퀘어 점은 뉴욕에서 가장 번화한 곳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졌다는 점에서, Pod 39나 Pod51은 조용한 위치에 있으면서 호텔 자체의 인테리어가 독특해서 나름 인기가 있다. Pod51의 객실 일부는 욕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데 어느 욕실이 비었는지 방 안에서 확인할 수 있어 편하다. 부대시설인 라운지나 게임룸 등의 공간은 Pod39이 다양하게 잘 되어 있었다.


Pod 39의 루프탑 바
Pod 51의 루프탑

* 호텔 이름의 39나 51은 호텔이 있는 거리의 이름이다. (39th street와 51st street) 숫자가 커질수록 북쪽으로 가기 때문에 이름만으로도 맨해튼에서 대략적인 위치를 알 수 있다. 


3. HI 유스호스텔

맨해튼에는 몇 군데의 호스텔이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은 센트럴 파크의 북쪽, 할렘에 가까운 HI 유스 호스텔이다. HI youth hostel 멤버십이 있으면 15% 할인이 되니 이틀 이상 숙박한다면 가입부터 하자 (2023년 현재 일 년 회원권 $18, 물론 다른 지역의 유스 호스텔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가성비 호텔에 왜 뜬금없이 유스호스텔이냐 하겠지만 사실 이곳에는 모르는 사람들끼리 한 방을 쓰는 도미토리 외에도 2명 또는 4명까지 묵을 수 있는 패밀리 룸이 몇 개 있다.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은데도 일찍 예약하지 않으면 구할 수가 없다. 


객실 가격은 비슷한 수준의 다른 뉴욕의 호텔보다 약간 저렴한 정도지만 유스 호스텔이라는 시설을 이용하는 데서 오는 장점은 어느 호텔과도 비교할 수 없다.  세탁실이나 부엌을 같이 이용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과 친구가 되는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니까. 뉴욕의 HI 유스 호스텔은 역사도 깊고 규모가 큰 곳이어서인지 운영이 상당히 잘되는 곳이다. 


이 외에도 뉴욕에는 저렴한 호텔이 너무나도 많지만 아마 이 정도가 규모도 크고 실패할 확률 없이 묵을 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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