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갈림길 위에서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얼마 전 유튜브에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을 보았다. 강지영 아나운서가 “버티면 돼, 버티면 분명 기회가 올 거야.”라고 말하는 순간, 그 짧은 문장이 묘하게 마음에 남았다. 댓글 창에는 각자의 의견이 이어졌다. 누군가는 버팀이 답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빠르게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했다. 그 장면을 보고 있자니 오래전부터 내가 품어온 질문이 다시금 생각났다.
삶을 돌아보면 우리네 삶은 항상 수많은 갈림길 위를 걷는 것의 연속이다. 어떤 길은 오래 참고 버텨야만 도달할 수 있는 지점으로 이어지고, 어떤 길은 과감히 방향을 틀어야만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하지만 어느 쪽이 더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항상 말하지만, 인생에는 절대적인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오랫동안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가’와 ‘언제 멈추고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가’ 사이를 오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때는 결과가 모든 것을 판단해 준다고 믿었다. 옳은 선택을 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선택한 뒤 그 결과를 좋게 만드는 것이 내 몫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사람의 역량과 노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순간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때로는 모든 조건이 같아도 일이 술술 풀릴 때가 있고, 또 어떤 때는 아무리 애써도 도무지 길이 열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이제사 이렇게 생각한다. 중요한 건 ‘버텨야 하느냐, 바꿔야 하느냐’라는 이분법이 아니라, 그 선택 속에 있는 나 자신을 존중할 수 있는가라고 말이다. 선택 당시의 내가 충분히 고민했고 마음이 섰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의미가 있다. 성공과 실패는 그다음 문제다. 지금은 크고 선명하게 보이는 성공과 실패도, 시간이 지나면 의외로 작아진다. 결국 남는 것은 그 순간의 태도와 철학, 그리고 스스로를 존중했던 마음이다.
후회 없는 선택이란 실패가 없는 선택이 아니라, 실패 속에서도 그때의 나를 부정하지 않을 수 있는 과정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나는 현재의 결과가 어떻든 과거의 나를 존중할 수 있어야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존중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연결이 끊어지면 나는 나 자신에게 신뢰를 잃게 된다. 하지만 선택의 순간마다 나를 믿고 존중해 주었다면, 설령 결과가 실패라 하더라도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를 존중할 수 있고 앞으로 계속 나의 보폭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선택의 결과가 어떠하든,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배우고, 어디를 보완하며, 어떻게 다음 걸음을 내딛을지를 찾을 수 있다면 그 선택은 여전히 내 삶의 한 장이 된다. 그런 과정을 거쳐 나는 점점 더 단단해졌다고 지금의 나는 기록한다.
예전에도 브런치에 그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지금의 성공과 실패가 커 보일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치는 순간은 손에 꼽는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중요한 건 순간의 성패가 아니라, 내가 흔들리지 않고 내 철학과 신념대로 단단하게 끌고 가는 것. 그게 나를 버티게 하고, 필요할 때는 바꾸게 하는 힘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결과보다는 선택 당시의 내 마음, 내 상태를 더 많이 돌아본다. 그때의 내가 충분히 고민했고 마음이 섰다면, 그 선택은 이미 의미가 있다. 다음번 갈림길 앞에서도 나는 아마 잠시 멈춰 설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다시 물을 것이다. “이 선택은 내 마음을 존중하는 길인가.” 어떤 순간에 버티든, 다른 길로 바꾸든, 그 질문에 솔직한 답을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