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는 꽃, 시들지 않는 순간

여러분은 꽃을 자주 선물하시나요?

by 모스




돌아보면 나는 예전에 꽤 고지식한 사람이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선물한다고 했을 때, 왜 꽃이나 인형 같은 걸 주고받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꽃은 여름이면 3~4일 만에 시들어 버리고, 인형은 그저 장식품일 뿐인데 굳이 왜 그것을 주고받을까 싶었다. 내겐 금세 사라지는 것, 쓸모없는 것처럼만 보였다.

그런데 그런 내가 요즘은 꽃을 종종 선물한다. 꼭 기념일이 아니라도 말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녀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꽃을 받았을 때 지어 보이는 그 행복한 표정, 꽃을 손질해 화병에 담을 때의 작은 집중, 그리고 예쁘게 담아내기 위해 조명과 위치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는 모습까지. 꽃은 금세 시들지만, 그 순간의 그녀는 시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 짧은 시간 속에서 빛나는 표정과 마음이 오래 남는다.

이제는 안다. 선물의 본질은 그것이 얼마나 오래 남는가에 있지 않다는 것을. 꽃이라는 물질은 사라져도, 그 순간의 기쁨은 오래 남는다. 결국 꽃을 건네는 일은 꽃을 주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행복한 순간을 선물하는 것이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은 사랑이 오래가야 의미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사랑이란 반드시 길게 이어져야만 빛나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주고받은 마음과 표정이 진실하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꽃이 시들어도 한때 아름다웠던 순간이 사라지지 않듯, 사랑 역시 그렇게 남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꽃을 선물한다. 꽃을 주는 게 아니라, 그녀의 웃음을 보고 싶어서. 그 웃음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시드는 꽃처럼 언젠가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것 속에서, 시들지 않는 마음을 믿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