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지만 비범한 능력
정말 쓸데없어서 주변인에게도 잘 말하지 않는 능력이 있다. 바로 네잎클로버 찾기다. 찾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무조건 찾고, 가끔 누군가와 재미 삼아 네잎클로버 찾기 내기를 하면 내가 먼저 찾는 정도?
어쩔 땐 그냥 서있었을 뿐인데 보이고,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걷다가도 그냥 네잎클로버가 눈에 들어왔던 정도? (나 땅보고 걷네) 별 건 아닌데 우리 엄마나 전남친 정도나 알았던 그런 능력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이상은 글의 소재로서 적격이다. 무려 최초로 공개한다. 네잎클로버 잘 찾는 방법! ..비법!
첫 번째는 네잎클로버를 찾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냐..
다 큰 어른 중 네잎클로버를 찾는 사람 자체가 별로 없다. 찾으려는 시도만으로도 능력을 상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자칭 네잎클로버 달인이라지만, 사실 주변에 네잎클로버를 찾는 사람이 잘 없으니 비교대상 자체가 적다. 찾는 행위를 하는 거부터 안 찾는 사람보단 한 단계 올라가고, 찾을 기회가 생긴다. 네잎클로버를 찾으려는 시도는 그 능력의 첫 번째 관문이다.
버스 정류장에서나
길에서 친구를 기다릴 때
한강에서 소풍놀이 할 때…
(한강 가본 적 없는데 서울러를 위해 적었다)
건물 밖에서의 공백 시간에 한 번 주위를 둘러보길 바란다. 웬만한 길가엔 잔디가 있고, 인도의 벽돌 틈 사이로 클로버 무더기가 올라와있는 걸 머지않아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 세상은 '네잎클로버 찾기' 기회의 천국이다!
그저 하느냐, 안 하느냐에 달렸다.
이게 내 비법의 전부다.
비법이 이거냐고, 왜 글을 읽게 했냐고 뒤로가기를 누르고 싶겠지만 진짜다.
한 번 찾기로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찾아보자. 시간이 몇 분이 걸리든 결국 찾으면 찾은 거다. 빨리 찾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목적은 네잎클로버를 반복해서 찾는 데에 있다.
네잎클로버를 포기하지 않고 찾으려면 한 가지 마음가짐이 필요한데, 바로 믿음이다. 네잎클로버를 찾을 거라는 믿음. 찾을거 같은 느낌. 그게 없으면 네잎클로버를 끝까지 찾기 힘들고, 그럴 이유도 사라진다.
믿음은 행위를 지속하게 해주는 마음의 근력이다. 근력 역시 반복적인 행동으로부터 키울 수 있다. 네잎클로버를 한 번 찾는 경험을 반복하면 '나는 네잎클로버를 잘 찾아' 라는 믿음이 싹튼다. 그 믿음이 또 다음의 네잎클로버를 불러온다. 그렇게 믿음의 굴레에 들어간다.
바로 네잎크로버를 잘 찾는 비법이다.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이 방법이 통한다고 느낀다. '네잎크로버 잘 찾는 법'을 '좋아하는 일로 돈 버는 법'으로 바꿔서 읽어도 말이 된다. '주식으로 부자되는 법'. 이것도 되려나?
무튼 네잎크로버 찾기 일련의 과정을 '좋아하는 일'에 대입하면 이렇다.
1. 하고싶은 게 있다면 시도하기
2. 그것을 지속하기
3. 내 선택을 믿기
이 과정에선 실패도 있을거고 선택이 의심되는 순간도 일어난다. 그렇지만 시행착오를 수정하고 성장해서 다시 믿음으로 돌아가면 될 일이다.
내가 할 줄 아는 것은 이것 뿐이다.
하등 쓸데없어 뵈는 네잎클로버 찾기이지만, 크게보면 이게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어느 날엔 길을 걸었을 뿐인데 네잎클로버가 눈 앞에 짠 들어오는 날도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