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어렵고 사랑은 쉬워

by 히브리

간이고 쓸개고 다 퍼주는 사랑이 사랑이 아니면 뭔데요


자꾸만 이런식으로 사랑을 변론하고 항고하는 요즘이다.

연인에게 퍼주고 있거나 그럴 작정은 아니지만, 아닌 것 또한 본심이 아니기에 앞서 말한 퍼주는 사랑을 맘속으로라도 치켜 세워 보는 것.


아니, 사랑하면, 좋아하면, 자꾸만 같이 있고 싶고 계속 같이 있고 싶고 맛있는 거 입에 넣어주고 싶고 주머니에 삼천원 있으면, 다라고는 안 해요, 못해도 이천오백원은 해주고 싶은 게 사랑 아닌가? 적어도 내 사랑은 그래. 근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줄 수 있는 사랑을 여과없이 주었을 때 내 사랑은 깊어질지 몰라도 돌아오는 사랑은 쪼그러지는 것만 같아.



친동생이 언젠가 사랑은 관계가 아니라고 했다. 그 말을 곱씹어보면 동생은 사랑과 연애를 분리하려고 했나보다. 연애는 인간관계고 사랑은 감정이니 사랑은 행복처럼 스스로의 상태인 것이요, 나를 번뇌로 빠뜨리는 진짜 범인은 사랑이 아니라 연애라는 놈인 것일까.


그래 문제는 연애다.

그래서 연애를 잘하는 방법 따위를 파도타면 나오는 솔루션들은


자신에게 집중하세요..

나의 일상을 가꾸세요..

그냥 본인이 매력적인 사람이 되세요..

하지만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세요!



지랄이다. 연애를 '잘' 하는 방법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사랑하는 방법은 아니야. 위와 같은 해결책을 적용했을 때, 그러니까 내 일상과 나에게 집중했을 때 실제로 나는 내가 더 좋아졌고 옆사람에게 들이는 관심은 적어졌으며, 그 점이 상대방에게 매력으로 작동하는 것 같긴 했다. 문제는 자신에게 쏟는 애정이 커지는 만큼이나 옆사람에게의 감정이 작아졌다는 것. 그게 원하는 바인가? 난 연애가 아니라 사랑을 하고 싶은데 사랑이 작아지면 어떡해. 고수들이 말하는 '연애를 잘 하는 방법'들이 나에겐 '덜 사랑하라'는 말과 동의어라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는 것이다.


연인에게 혼자있을 시간과 공간을 주라거나, 막 퍼주지 말라거나, 마음을 너무 많이 표현하지 말라거나, 때로는 고고하게 굴라는 솔루션은 나를 갖고싶게 만들거나 매력으로 포장할 수 있을진 모른다. 그래서 내가 덜 사랑하고 연인이 나를 더 사랑하게 만들면 우위감은 들 지도 모른다. 근데 그러면 나의 추구 사랑이 아니게 된다고 이 요즘 낭만도 없는 사람들아

사랑은 그냥 사랑하면 그만인 것을, 헌신하는 여성에 대한 우상화와 무매력의 모순 사이에서 나는 정말 척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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