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08. 더블린 떠나는 날

아일랜드, 더블린 ->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by 개포동 술쟁이

출국하는 날 아침, 우리는 공항이 아닌 그랑 운하(Grand Canal) 일대로 나갔다. 더블린을 좀 더 눈에 담아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운하 일대는 국제적인 IT기업을 비롯해 더블린의 많은 회사들이 밀집된 지역이다. 아나 말에 의하면 정부의 세금 관련 혜택 덕분에 많은 회사들이 모이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그랑 운하에는 특별한 관광지나 멋진 빌딩이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더블린 시내에 비해 신식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정도다. 그래서 대부분의 관광객은 이곳을 방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랑 운하를 방문했던 것은 몇 가지 이유에서다. 첫 번째는 바삐 돌아가는 더블린 사회를 보고 싶었다. 배부른 소리지만 여행을 하다 보니 사회생활을 하는 보통 사람들이 보고 싶었다. 두 번째는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IT업계에 몸을 담고 있어서였다. 이상하게 그 일대의 풍경이 궁금했다. 마지막 세 번째 이유는 그곳에 에어비앤비 유럽총괄 사무실이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평소 여행서비스에 관심이 많은 나에겐 이상하게 성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랑 운하에 도착하자 예상대로 별것 없었다. 판교나 실리콘 밸리와는 전혀 달랐다.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회사단지도 더블린을 닮아 조용했다.


Day108_DSC01406.jpg 그랑 운하의 전경
Day108_DSC01404.jpg 아나가 일하는 회사가 있는 건물


"지호, 마지막으로 어디 다녀왔어?"


짐을 찾으러 온 나에게 아나가 물었다.


"너희 회사 다녀왔어."

"에어 비앤비?"

"응. 들어간 건 아니고 그냥 앞에만. 말했잖아. 나 너희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고."

"정말? 그럼 미리 말해주지. 친구에게 회사 구경을 부탁할 수 있는데."


아차 싶었다. 아침에 떠나면서 말이라도 한 마디 해볼걸. 회사 구경을 할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쉽고 아까웠다.


"정말? 진짜 아쉽다..."

"그러게... 걱정 마 다음에 더블린 오면 꼭 구경시켜줄게!"


아쉬워하는 나에게 아나가 말했다. 그래 다음을 기약하자. 안 그래도 더블린을 다시 올 궁리뿐이었는데, 이곳에에 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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