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잉글랜드 런던
“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지극히 따분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의미를 갖게 되잖아.
이런 평범함도 어느 순간 갑자기 진주처럼 아름답게 빛나거든. 그게 바로 음악이야"
- 영화 비긴 어게인(Begin Again) 中
여행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 건 나만의 여행 방법 중 하나이다. 비긴 어게인의 '댄'이 '그레타'에게 말했듯, 음악은 여행지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배경음악이 영상의 표현력을 풍부하게 만들 듯 좋은 음악은 여행지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여행지와 연관 있는 음악이면 그 효과는 배가 된다. 그래서 우중충했던 잘츠부르크에선 모차르트(Mozart)의 라크리모사(Lacrimosa)를, 낭만적이었던 파리에선 칼라 부르니(Carla Bruni)의 몬 레이몬드(Mon Raymond)를 들었다.
하지만 런던에 오고부터는 노래를 듣지 않았다. 굳이 듣지 않아도 어디선가 어린 시절 질리도록 듣던 노래들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비틀즈(Beatles)는 물론이고 스팅(Sting)을 시작해 오아시스(Oasis) 까지, 그들의 명곡들이 귓가에 맴돈다. 이어폰을 꼽지 않아도 귀를 기울이면 어린 시절 듣던 노래가 들린다던 *켄지의 말은 사실인가 보다.
런던의 마지막 밤, 템즈(Thames) 강을 산책하던 나는 아쉬운 마음에 처음으로 이어폰을 귀에 꼽았다. 손에 들려 있는 맥주는 맛있었고 템즈강 너머에 있는 빅벤은 아름다웠다. 미칠 듯 어울리는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난 조용히 런던의 마지막 밤을 눈에 담았다.
*켄지
20세기 소년이라는 만화책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