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서울
120일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공항에 도착하니 사방에서 한국어가 쏟아져 나왔다. 반가우면서도 정신 사나웠다. 여행중엔 할줄 모르는 언어가 대부분이기에 거리에서 습득되는 언어의 양이 많지 않았지만 한국은 달랐다. 거리의 표지판부터 사람들의 말소리까지 너무나 쏙쏙 들어왔다. 밖으로 나와보니 하늘엔 여전히 미세먼지가 가득했다. 잠시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이내 밝아졌다. 마중 나오신 부모님을 만났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철없는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고 우린 함께 집으로 향했다. (정확히는 부모님 집... 우리는 출발 전 집을 처분하고 떠났기에 서울에 집이 없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동안 부모님 집에서 반 처가에서 반을 신세 지기로 했다.)
집에 오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당분간 다음 행선지를 정하고, 숙소를 잡고, 교통편을 알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
세탁 걱정 없이 입을 수 있는 옷들, 샤워를 할 때마다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수건, 내 맘껏 볼 수 있는 IPTV, 전화만 하면 배달 오는 음식들과 거리의 수많은 한국 음식점들, 언제든 연락하고 볼 수 있는 친구들, 그리고 의지되는 부모님이 있다는 것에 안정감을 느꼈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여행이 좋은 것은 결국
익숙한 곳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