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
이탈리아 커피는 맛있다. 특히 처음 밀라노에 도착한 날 집 앞 카페에서 마신 에스프레소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커피 생산지도 아닌 이탈리아의 커피가 유명한 이유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발명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커피가 인기를 끌 당시 유럽에선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유일한 커피 추출법인 핸드드립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이에 사람들은 좀 더 빨리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고 이는 에스프레소 머신 발명으로 이어졌다. 'Express(빠르다)'와 'Press(압축하다)'의 합성어인 '에스프레소(Espresso)'는 빠르게 압축한다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 말이다. 높은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해 드립 커피보다 더 강한 향과 맛을 내는 에스프레소는 순식간에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보면 이탈리아인들의 커피사랑은 대단하다. 시도 때도 없이 마신다. 그리고 저렴하다. 카페에선 보통 에스프레소를 카페(Caffe)라고 하는데 1유로뿐이 안 한다. 하지만 크기가 매우 작다. 처음 에스프레소를 접하는 사람은 그 크기에 깜짝 놀랄 것이다. 에스프레소는 보통 1온스(30ml) 정도 추출되기 때문이다. 만약 양이 너무 적다고 느껴진다면 '두에(due : 이탈리아어로 2를 뜻한다.)'라고 말해 더블샷으로 마셔도 된다. 카페인을 과다 복용하는 것 아니냐 할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엔 보통 '60ml' 즉 '2온스'가 들어간다.
아니면 우유와 같은 첨가물이 들어간 '카페라떼'나 '카푸치노'를 주문하는 게 좋다. 하지만 이것 역시 우리에게 익숙한 양은 아니다. 커피에 본연의 맛과 향을 유지하기 위해 첨가물의 양을 적게 넣기 때문이다. 특히 물을 추가하는 경우는 더더욱 보기 힘들다. 요즘에야 이탈리아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종종 볼 수 있지만 예전엔 정말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음식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마시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가 가장 맛있다. 진한 향과 쓰지만 고소함이 풍겨오는 맛이 너무 좋다. 오늘도 1일 1 커피를 하러 카페로 나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