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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포동 술쟁이 Aug 06. 2017

Day 36. 우리 어디가?


산토리니를 떠나기 전 *리라가 내게 물었다.


"지호, 다음 여행지는 어디야?"

“글쎄? 우리 다음 여행지는 어디가 좋을까?”


어디를 가느냐는 질문에 어디를 가는 게 좋을까라고 답해서였을까?

잠시 멍하니 나를 바라보던 리라가 내게 물었다.


“세계여행을 한다더니 아무런 목적지가 없는 거야?”

“응 다음 여행지를 현지에서 만난 친구들의 의견에 적극 의존하기로 했어. 그야말로 즉흥적이지”

“멋진데? 그럼 내가 멋진 곳을 알려줘야지. 너 *First Foot이라고 들어봤어?”

“아니? 어느 나라에 있는 곳인데?”

“그리스 야.”

“정말? 정말 잘 되었다. 어떤 곳인데?”



나는 평소 양념 맛으로 먹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때문에 치킨은 후라이드만 고기는 생고기만 고집하고 회도 간장과 고추냉이만 살짝 찍어먹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나에게 식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린 그리스 음식은 최고의 음식이다. 그리스 음식이 너무나 마음에 든 만큼 산토리니 일정 이후 바로 그리스를 떠나는 것이 몹시 아쉬웠는데, 리라가 추천한 곳이 그리스라니? 이런 희소식이?


리라가 소개해준 곳은 그리스의 두 번째 수도인 데살로니키(Thessaloníki)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있는 할키디키(Χαλκιδική)현 이었다. 리라는 그곳의 바다가 마치 크리스탈 같다고 했다. 음식 또한 끝내준다고.


멋진 해변과 맛있는 그리스 음식이 있다고?
안 갈 이유가 없다.
다음 목적지는 할키디키다.



*리라 : 산토리니 호텔의 굉장히 친절하고 유쾌한 직원

*First Foot : 그리스 제2의 도시인 데살로니키 아래쪽으로 할키디키현이 있는데 그곳에는 아래 지도와 같이 세갈래로 나누어진 지역이 있다. 그리스 사람들은 왼쪽부터 1st Foot, 2nd Foot, 3rd Foot(또는 finger)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3rd Foot은 기도를 위해서 가는 곳이라 여자는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남자 또한 특수비자가 없으면 갈 수 없다고.


이미지 출처 : 구글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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