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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포동 술쟁이 Aug 06. 2017

Day 37. 무거운 박스


8월의 아테네는 참으로 덥다.

정말 덥고 덥고 더워서 밖에 나가기 무섭게 덥다.

산토리니는 시원한 바닷바람이라도 불었는데 여기는 불어오는 바람마저 뜨뜻하다.

그나마 습하지 않아 다행이긴 했지만 그늘을 찾기 힘든 아크로폴리스는 그야말로 사막과 같았다. 거기다가 박스… 아버지께서 여행 중 눈이 가는 기념품이 보이면 구입해서 한국으로 보내달라 하셔서 기념품을 하나둘씩 구입해서 가지고 다녔는데, 그게 제법 무거워졌다. 그래서 소포를 보내기 위해 우체국에 갔었는데 우리 물건이 너무 크다며 직접 포장을 해오라는 게 아닌가?


‘이마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박스를 어디서 구햌ㅋㅋㅋㅋ’


라고 생각했는데 또 골목에 버려진 박스를 잘 구했다.

질기고 뜨거운 박스…

그걸 하루 종일 들고 다녔다.


박스는 무겁고 날씨는 덥고 기로스는 맛있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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