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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포동 술쟁이 May 19. 2022

뉴욕 증시 폭락이 가르쳐준 브랜딩 기술

유행과 동향(trend)

인플레의 공포 속에 뉴욕증시가 하루아침에 폭락했다. 2600을 넘었던 코스피도 다시 2500대로 떨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룡기업의 실적 부진과 인플레로 인한 기업이익 훼손을 우려한 결과라고 이야기한다. 코로나가 가져다준 모멘텀 쏟아붓는 거센 비바람은 앞으로도 이어질 듯 보인다. 그러나 같은 폭풍우를 지나고 있음에도 어떤 배를 타고 있는지에 따라 받아들이는 대처하는 자세가 다르다. 느리지만 폭풍우로 버텨낼 수 있을 만큼 튼튼하고 이후에 다시 순항을 기대할만한 배에 승선한 사람들은 그나마 덤덤하다. 주식의 장점 중 하나인 유동성에 제동이 걸려 원할 때 하선할 수는 없지만 침몰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작은 안도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버틸 수 있는 체력도 중요하겠다.


위기에 강한 기업이라는 말을 한다. 이들은 유행을 좇기보다는 동향(trend)을 따른다. 유행과 동향은 비슷한 듯 하지만 다르다. 2G 폰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 것은 동향이고 스마트폰의 형태나 기능이 달라지는 것은 유행이다. 코코샤넬이 코르셋을 많이 이용하던 여성들에게 '샤넬 슈트'를 선보인 후 많은 여성들이 스포티하고 심플한 옷을 입기 시작한 것이 동향이고 매년 조금씩 달라지는 디자인은 유행이다. 동향이 바람이라면 유행은 파도와 같다. 파도만 쫒는 브랜드는 위기에 강할 수 없다. 유행은 돌고 도는 거라지만 저마다의 진폭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성복에 새로운 동향을 가져다 준 코코 샤넬
새로운 동향을 제시하고 있는 애플


얼마 전 노량진이 썰렁하다는 기사를 접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이 줄었다는 게 이유였다. 대기업을 취업한 사회초년생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이어지던 '일자리 트렌드'가 변화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들에게는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할만한 일자리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트렌드가 가지는 진폭이 유행에 비해 길다고 해서 변화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생활 트렌드는 인류의 역사로 보면 찰나이기에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그렇기에 튼튼하다고 믿었던 배가 갑자기 침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줄을 서던 식당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기도 하고 자주 보이던 브랜드가 갑자기 자취를 감추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면 요란하지 않지만 오랫동안 남아있는 브랜드들도 적지 않다. 주식에서 투자할 테마를 고르던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하던 눈앞의 파도보다는 바람을 봐야겠다.


거리두기가 풀려도 한산한 노량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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