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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포동 술쟁이 Aug 07. 2017

Day 40. 유럽에서 미사 보기에 대한 고찰


나는 천주교 신자다.

그렇게 독실한 신자는 아니었지만,

여행을 시작하기 전 기나긴 냉담을 끝내고

성당을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

여행을 시작한 이후에도

일요일엔 성당을 찾아 미사를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느낀 나의 세 가지 고찰은 이러하다.

(사실 고찰이라고 할 것도 없다만...)


첫째. 무릎 꿇기

아주 어렸을 때 그러니까 먼 옛날

아주 잠시 미사를 볼 때 무릎을 꿇는 타이밍이 있었다.

그러다 요즘에는 무릎을 꿇는 의식이 없어 편하게 다녔는데...


여기서는 계속 꿇는다.

너무 아프다.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 할머니도 꿇으셔서 나도 꿇고 누라도 꿇는다.

너무 아프지만 이건 참을만하다.


둘째. 뻘쭘한 평화의 인사.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방법은 전 세계가 다른 모양이다.

우리는 두 손을 합장하고 고개를 숙이며 '평화를 빕니다.'라는 말을 건네는데

여기서는 누구는 악수하고

누구는 안고

누구는 브이를 그리며 피스라 말하고

나는 합장하며 평화를 빈다고 말하고...

(태국을 다녀왔더니 이거... 사와디캅...하는 것 같다.)

아주 난리다.


셋째. 성체 모시기

가장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이다.

한국에서는 왼손을 위로 올리며 아멘 하면 성체를 손 위에 올려주셨는데,

여기서는 먹여주기도 하고 올려주기도 하고...

먹여주실 때 혀는 내밀어야 하는지...

어느 타이밍에 입으로 받아야 하는지...

혼란의 카오스다.


하아... 미사 보는 건 좋은데 뻘쭘하다 뻘쭘해


하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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