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넘어오면서부터
우리가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게 하나 있다.
바로 시선집중
그리스에 도착해서부터 우린 모든 시선을 독차지했다.
산토리니로 가는 페리에서도 데살로니키에서도 동양인은 우리뿐이었다.
거리를 걸어도 식당에 들어가도 모든 시선이 우리에게로 모였었다.
특히 성당에서 미사를 볼 때는 더더욱.
그렇게 어딜 가도 눈에 띄던 우리가 지금 할키디키 해변에 나타난 것이다.
동양인은 고사하고 관광객도 잘 없는 이곳에!
처음엔 과민반응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하던걸 멈추고 빤히 바라봤다면?
과민반응은 아닐 것이다.
티브이로만 보던 동양인을 실제로 봐서 신기하다는 듯이 뚫어져라 바라보는 아이들,
여길 어떻게 알고 왔지?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노부부 등
우린 어느 해변을 가도 시선강탈이었다.
처음엔 이런 시선이 부담스러웠지만 우린 그 관심을 즐기기로 했다.
동양인이라서 바라보는 건지, 내 똥배가 웃겨서 보는 건지 무슨 상관 이란 말인가?
지금 우린 이 아름다운 핼키디키에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