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9. 곁에 있을 땐 모르는 것들

헝가리, 부다페스트

by 개포동 술쟁이

오늘은 야경을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 투어버스를 선택했다. 인당 8,000 포린트라는 거금이 들었지만 여행자 기분을 팍팍 내고 싶은 마음에 바로 질렀다. (몇 년 전 블로그 가격보다 비싸졌다.)


이 티켓은 구성이 알찼다. 48시간 무제한 버스와 나이트 버스 이용권 그리고 유람선 티켓이 포함된 가격이었다. 그리고 워킹투어와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까지! 돈이 아깝지 않았다.


물론 두 발로 시내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것도 재미다. 하지만 정말 마음에 드는 도시라면 오디오 가이드와 함께 투어버스를 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도보관광을 하기 전 일종의 예습이라고나 할까? 편하게 앉아서 지리도 익히고 도시에 대한 설명도 듣고, 그리고 무엇보다 높은 버스의 시야는 또 다른 도시의 모습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물론 몇몇 도시는 가격에 거품이 많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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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 역시나 유럽인가? 버스는 30분이 지나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도 우리가 제일 먼저 정류장에서 줄을 선 덕분에 가장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어제는 걸어 다니느라 힘들었는데, 오늘은 편하게 야경 보겠다."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으며 누라에게 말했다. 버스는 5분의 대기시간 후 출발했다. 버스는 세체니 다리(chain Bridge)와 왕궁 등 랜드마크들을 천천히 돌며 야경을 보여주었다. 특히 세체니 다리 앞 회전형 교차로에선 무려 세 바퀴나 돌며 버스 양옆에 앉은 관광객들을 만족시켜주었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버스가 마가렛 다리(Margaret Bridge)를 건널 무렵, 야경의 아름다움은 절정에 다 달았다. 부다와 페스트 지구에 있는 모든 랜드마크들과 그 가운데 빛나고 있는 세체니 다리는 어제와 다른 부다페스트의 밤을 보여주고 있었다. 확실히 세체니 다리를 건너며 본 야경과는 달랐다. 그곳에선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다는 세체니 다리도 곳곳에 자리 잡은 랜드마크도 한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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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우리도 비슷하겠지, 우리만 모르고 있겠지,
우리 모두 세체니 다리에 서서 다른 이들의 화려함에만 감탄하고 있겠지,
지금 우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지 모른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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