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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포동 술쟁이 Aug 31. 2017

Day 62. 서로 너무나도 다른 여행 파트너

헝가리, 부다페스트 ->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나는 술을 좋아하지만,

누라는 술을 전혀 못 마신다.


나는 돈을 아껴서 더 오래 여행하길 원하지만,

누라는 짧은 여행이 되더라도 몸과 마음이 편한 여행을 원한다.


그래서


나는 경비를 아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타고 잘 수 있지만,

누라는 안전하고 편한 교통과 숙소를 원한다.


나는 간식에 나가는 지출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누라는 간식은 꼭 사 먹어야 한다.


나는 식사를 대충 때워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누라는 매 끼니를 길바닥에서 밥을 먹는 건 참지 못한다.


나에게 갈증해소는 물이지만,

누라에겐 커피, 음료수 등등 다양하다.


나는 주로 배낭여행을 다녔지만,

누라는 주로 패키지여행을 다녔다.


나는 생선을 좋아하지만,

누라는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한 번 간 길은 절대 안 잊어버리지만,

누라는 구글맵도 못 보는 길치지만 간판 같은 건 또 잘 본다.

그래서 난 길을 찾고 누라는 소매치기를 찾는다.


나는 영어를 잘 못 알아듣지만 말은 잘 한다.

하지만 누라는 잘 알아듣고 말을 못 한다.

그래서 누라가 알아듣고 내가 말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누라는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주로 내가 말하고 누라는 들어준다.


나는 즉흥적이지만,

누라는 계획적이다.

그래서 즉흥적으로 소비하는 걸 막아준다.


나는 성격이 급해 덤벙거리지만,

누라는 차분하다.

그래서 숙소나 교통편 결제는 누라가 한다.


감성적인 나는 드라마를 보고 잘 울지만,

하지만 이성적인 누라는 우는 날 보고 웃는다.

그래서 가끔 창피하다.


난 계획 세우는 것을 좋아하고,

누라는 귀찮아한다.

그래서 여행 일정은 보통 내가 짜고 누라는 졸졸 따라온다.


나는 아침에 잘 못 일어나지만,

누라는 그나마 잘 일어난다.

그래서 항상 누라가 먼저 씻는다.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그러한 점이 서로를 보완해주는 것 같다.

참 좋은 여행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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